▲ 이한민 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신뢰성연구실 선임연구원 |
2015년에 전 세계 IT융합 신제품의 10%를 창출하고 부품 국산화율을 30%로 끌어올려 대규모의 IT융합 내수시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IT(정보기술)융합이란 IT의 주요기술을 활용해 다른 분야의 기술을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산업을 뜻하며,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과학기술계도 변화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주행상황인지 스마트 자동차나 e-내비게이션 기반 지능형 선교 기술과 같이 자동차나 조선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IT융합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공작기계, 건설기계와 같은 일반기계 분야에서도 IT융합을 통한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한 한 예로 가상공간 상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시험과 똑같은 환경과 조건 하에서 제품성능이나 안전성을 평가해보는 가상시험(Virtual Test)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제품개발과정에서 시험이란, 설계된 제품이 외부에서 힘을 받았을 때 파손되지 않고 안전한지, 진동이나 소음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생하지 않는지, 열이나 화학적 물질에 잘 견디는 지와 같이 제품요구사양을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기계류 제품들은 설계에서 양산으로 진행되기 전에 시제품(Prototype)을 시험 장비에 설치해 구조 시험, 진동 시험, 피로내구 시험 등과 같은 역학적 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가상시험은 이러한 실제 시험 장비와 시험 방법(기계)을 그대로 컴퓨터(IT) 상에 옮겨서 수행하고자 하는 기계-IT 융합 기술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10년 동안 탔을 때 지속적인 피로하중(Fatigue Load)으로 인해 서스펜션 부품에 어떠한 구조적 결함이 생기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면, 기존의 시험에서는 실주행시험을 통해 각 부품에 걸리는 하중을 계측하고 이를 입력해 대상 서스펜션 부품에 대한 내구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가상시험에서는 실제 주행시험을 차량 단위의 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고 부품에 대한 내구시험을 부품 별 내구해석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한다.
주행 중에 작용하는 하중을 계측하기 위해 원하는 부품에 부착하는 하중 계측 센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가상의 환경에서는 적은 비용과 시간만으로 원하는 부위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다.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실물 시제품이 완성되기 전, 또는 시험 장비가 준비되기 이전에 설계 초기 단계부터 시험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실물시험은 잦은 설계 변경에 대한 신속한 검증이 어려운 반면, 가상시험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신속한 검증이 가능하므로 설계 최적화를 위해서는 가상시험 기술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해석 시뮬레이션이 주로 단품 위주의 단일 분야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라면, 가상시험은 시스템 차원의 다분야 시뮬레이션이다.
컴퓨터 기술과 공학 시뮬레이션 기술이 점점 발전하게 되면 더 복잡한 대상체에 대해 더 다양한 관점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며, 최근 컴퓨터그래픽스만으로 실사와 거의 흡사한 형태의 영화를 만들어 내듯이, 향후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가상시험만으로 실물시험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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