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센츄리온]스펙터클은 기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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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센츄리온]스펙터클은 기대하지 말라

■ 센츄리온 감독: 닐 마샬.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올가 쿠리렌코

  • 승인 2010-08-26 17:36
  • 신문게재 2010-08-27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센츄리온’은 시저가 창설했고 최강으로 불렸던 로마 제9군단이 실종된 미스터리를 다룬다. 닐 마샬 감독은 버뮤다 삼각지대 같은 항간에 떠도는 미스터리엔 관심이 없다. 사라진 게 아니라 브리튼 섬의 원주민 픽트 족과 싸우다 몰살당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영화 초반 제9군단과 픽트 족의 전투는 제9군단의 몰살로 싱겁게 끝난다. 계속되는 건 살아남은 전사 7명의 도망길이다. 그들의 뒤를 로마군에 부모를 잃고 여전사로 키워진 사냥꾼 에테인이 맹렬히 쫓는다. 닐 마샬은 이 시대극조차 자신의 장기인 폭력미학으로 이끈다. 인간의 피와 살이 터져나가는 헤모글로빈의 미학이다.

‘글래디에이터’의 스펙터클이나 ‘300’ 같은 화려한 전투를 기대했다간 실망만 크다. 스크린을 피로 물들이는 극단적 고어를 통해 전쟁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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