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모를 행성. 이곳에 일련의 무리가 투입된다. 이곳이 어딘지, 왜, 누구에 의해 보내졌는지 궁금해 할 사이도 없이, 무언가에 의해 하나둘 살해당한다.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치는 이들은 잔인하게 인간을 사냥하는 프레데터들의 사냥터에 갇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프레데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미국 LA 뒷골목이었다. 경찰 강력계 해리건 반장(대니 글로버)은 끈질긴 추적 끝에, ‘그것’이 혼자가 아니라 떼로, 행성을 돌며 맹수나 전사(戰士)들을 쫓는 사냥꾼임을 밝혀냈다. 이후 프레데터는 남극과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에이리언을 물리치며 강력한 위용을 뽐내곤 했지만 2편부터 내리 무너지기 시작한 인기를 복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레데터스’는 원전으로 돌아간다. 프레데터가 사냥감을 포착하면 붉은 점이 생기는 ‘적외선 신’, 프레데터 특유의 쉭쉭거리는 소리, 울창한 정글을 배경으로 하는 설정은 오리지널에 대한 오마주다. 하지만 B급 영화의 대가 로드리게즈(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맡았다)가 거의 일대일 대결인 단순한 도식을 그대로 가져올 리 없다. 프레데터를 더 보강하고 이에 맞서는 인간 군상도 다양화해 엔터테인먼트를 보다 강화했다.
사냥개의 어금니를 가진 도그 핸들러, 독특한 마스크를 쓴 펠코너, 괴이한 느낌의 외계인 턱을 가진 미스터 블랙에 오리지널 프레데터까지. 새로 등장하는 프레데터들은 볼거리다. 인간도 직업군인, UFC 챔피언, 아프리카 반군, 연쇄살인범, 야쿠자 등으로 늘어났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 주인공도 너무 많고, 적도 너무 많다. 주목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다보니 ‘프레데터스’의 이야기는 응집력이 떨어진다. 인간이건 프레데터건 복잡한 플롯의 무게에 눌려 자신이 가진 걸 다 못 보여주고 퇴장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너무 많은 디테일이 전체를 죽인다고 할까. 원작의 아우라를 넘어설 만큼의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와 재미를 갖추지 못한 건 아쉽다.
폭스 영화사는 ‘프레데터’의 부활에 시리즈의 미래를 보고 있는 듯하다. 거기에 이르려면 ‘프레데터스’로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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