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부지역 협력관 |
한편 지역문화는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기회를 통해 감동을 받아 일반 시민이 문화수요자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민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문화예술을 직접 창조해 보는 아마추어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질 때 그 저변인구의 확대력은 엄청나다. 왜냐하면 예술을 일방적으로 수용해보는 것보다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할 경우 문화와 예술에 대한 생경한 체험을 통해 얻어지는 자아감 성취로 인해 엄청난 확대력을 갖게 된다. 이들이 종국에 가서는 전문가의 고급예술에 서서히 다가서게 되고 이해하며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역의 아마추어리즘의 번성은 그 지역의 문화예술인구의 저변확대를 가지고 오는 첩경인 것이다.
이런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자발적인 움직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술행정의 고도의 종합대응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자발적이고 자생적이어야 할 시민들의 생활문화까지 '공공영역'이 의도적으로 접근해 계획하고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자칫하면 문화예술의 본질을 모호하게 만들고 지원 취지의 초점을 희석시키는 것이 아닐는지 등 여러 가지 각도에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화예술 행정가의 책임 있는 문화 리터러시(이해) 능력이 요구되어 지는 것이며, 문화예술행정가는 단순 예술의 행정(사무)과정 처리자가 아닌 문화정책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예술전문단체들은 “저런 것도 예술이냐? 예산이 남아도나? 어떻게 저런 프로그램에 지원을 할 수 있냐?”라고 반문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마음 속으로 흡족해야 한다. 왜냐하면 머지않아 전부 자신들의 예술작품의 두터운 고객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해 지원을 받는 자발적 예술단체들은 각자가 자신들이 문화창조자이면서도 수요자라는 경계 선상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앞마당에서 펼쳐진 '빛깔 있는 여름축제'의 공연평 댓글 속에서 “나도 비를 맞으며 끝까지 보았는데 오랜만에 가슴이 뻥뚤리는 아주 시원한 음악 너무 좋았다”라고 하는 대전시민의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오는 감동어린 글을 보았다. 그런데 이 댓글을 쓴 시민과 같은 분들이 어렸을 때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운 경험이 있었다면, 아니면 현재 지역의 아마추어단체나 종교단체의 합창단에 참여하고 있다면 이 대전의 문화예술은 문화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향후의 문화 팽창력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예진흥기금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부터 대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아마추어예술단체 지원사업인 '생활 속 예술활동 지원사업'은 대전 시민을 문화예술의 주역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의도가 숨어있는 훌륭한 지원사업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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