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길]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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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금요논단]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0-08-26 14:14
  • 신문게재 2010-08-27 20면
  •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
반환점을 돌고 있는 MB정부의 통일과 외교정책을 보고 있으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외교정책의 근본은 국제적 관계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보면 무엇을 위한 외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향을 잃고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전통적 우방인 미국ㆍ일본과 선린외교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중국ㆍ러시아를 중요한 파트너로 삼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남북 교류를 활성화하는 균형적 외교정책을 펼쳐 왔다.

▲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
▲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
그러나 MB정부 들어 이러한 외교적 노력의 성과가 물거품이 되고 있다. 즉 미국 중심의 일극 외교로 인해 다른 주변국들과 소원해지고 불편해지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이러한 외교적 편향은 더욱 두드러져 중국과의 갈등이 위험수준에 이르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한미동맹이 하나의 축이 되고 북중혈맹이 또 하나의 축이 되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신냉전 구도'가 도래한 것 같다.

세계 2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작년 대중국 교역 규모는 1400억 달러로 미국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또한 올해 상반기 대중국 무역흑자가 220억 달러인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보다 큰 규모다. 이제 중국 없는 한국경제는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중국은 우리의 안보와 통일정책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북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은 우리나라 외교와 통상 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가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중동외교도 마찬가지다. 중동은 우리의 중요한 원유수입국이고, 1970년대 이래 건설업을 통해 막대한 오일 달러를 흡수해 산업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최근에 리비아가 국정원 직원을 스파이 활동 혐의로 체포한 뒤 추방한 사건이나,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 제재에 동참하려는 우리 정부의 결정도 '미국의 푸들'로 전락해 버린 한국 외교의 초라함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은 현 정부의 통일정책에서도 나타난다. 수구 보수주의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북한 정권의 붕괴이고 흡수 통일이다. 그러나 지금 북한이 무너지는 경우에 우리가 2400만 명의 북한주민을 제대로 관리할 능력이 있는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이 급격하게 붕괴될 경우 2040년까지 2조 140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이 점진적 개방을 거친 뒤 통일이 되면 그 비용이 7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통일정책은 자명하다. 평화적 공존과 다양한 교류를 통해 남북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북한의 경제적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것이 '햇볕정책'의 정신이고, 남북 상생의 길이다. 금강산 관광의 단절,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개성공단, 그리고 천안함 사건으로 이어지는 대북 강경정책은 도대체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수 없다. 쌀이 남아돌아 가축사료로 사용할지언정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동포에 대한 지원은 불가하다는 현 정부의 반인륜적 태도는 국제적 수치일 뿐이다. 이런 와중에서 실패한 대북정책인 '비핵ㆍ개방ㆍ3000' 구상을 포장만 달리해 평화공동체-경제공동체-민족공동체로 이어지는 통일정책을 제시한 것은 기만적이다. 조성되어 있는 남북협력기금의 10%도 쓰지 못하면서 '통일세' 운운하는 것도 생뚱맞다. 이제 통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통일부는 그 간판을 '반통일부'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과 외교정책은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민족의 아픔을 치유할 비전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MB정부의 통일과 외교정책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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