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
중국음식점에서 배달 오신 분의 나이가 지긋해 보여 우리 부부는 조금 미안했다. 우리의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이 더운 날씨에 또 다른 귀찮음을 준 것 같았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분은 직업이 음식 배달이니 이 분에게 할 일을 주어야 세상이 돌아간다는 마음의 변명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더운 날씨에 너무 힘드시겠어요.” 그 분의 대답을 듣고 나는 가슴이 뜨끔했다. “더워 봐야 며칠이나 더 덥겠어? 열흘 이상 더 덥겠어? 말복 지나고 나니 조금 시원해지는 것을 바로 느끼겠던데?”
그렇다. 길어 봐야 며칠이면 하늘 높아지는 가을이 돌아올 것이다. 며칠만 참으면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가 이어질 것을 머리는 알고 있었지만 덥고 짜증나는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아직도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가 한참 모자라다는 자책도 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가을이다. 금산의 여름은 금산인삼축제를 준비하는 계절이고, 금산의 가을은 인삼축제로 100만여 명의 손님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금산인삼축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공자님은 남자 나이 서른이면 이립(而立), 다시 말해 이제 홀로 일어설 수 있는 나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지만 금산인삼축제는 이미 홀로 일어선지 오래 됐다. 모르긴 몰라도 30년이라는 세월의 나이를 먹은 축제도 흔치 않을 터이다. 그리고 금산 사람들이 인삼축제에 자부심을 갖는 근거 중 연륜은 기본이며, 전국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축제가 인삼축제이고,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내 고장에 창출시켜주는 축제가 인삼축제라는 것이 그 두 번째 근거다. 그리고 세 번째 근거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대단하다는 것을 내세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업을 작파하고 인삼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매달리는 모습은 '이 사람들이 금산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금산인삼축제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만큼이나 그 경력이 화려하다. 충남도에서 가장 먼저 전국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뒤로 최우수축제를 차지하지 못하면 금산군수가 군민들에게 낯을 들지 못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른바 '산업형 축제'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이끌어나가는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30년을 맞은 어른 축제답게 금산인삼축제는 알차게 치러질 것이다. 지역 주민 모두가 자신이 할 일의 일머리를 잘 알고 있고, 모든 준비는 계획표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금산과 인삼축제를 위한 커다란 우군이 있다. 이동주 금산경찰서장이 취임하면서 '작은 범죄행위까지 일소해서 금산이 범죄 없고 신뢰받는 고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겠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어 간혹 어느 사회에나 있는 미꾸라지 같은 존재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모두에게 통할 수 있는 신뢰의 두터운 관계를 향상시켰다는 의미다.
9월 3일부터 시작되는 서른 살 나이의 금산인삼축제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건강한 신체를 위한 계획도 세우고 인삼과 약초로 모두가 행복한 삶을 꾸몄으면 하는 바람이다. 금산인삼축제는 우리 모두에게 더운 여름으로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저렴한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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