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발' 경운기 밤길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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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발' 경운기 밤길 무섭다

충남 3년간 인명피해 150명·올들어 2명 사망… 경광등 달기 등 경각심 필요

  • 승인 2010-08-24 18:19
  • 신문게재 2010-08-25 5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박모(39)씨는 지난 23일 오후 9시께 차량 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계룡산 신원사로 향하던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편도 1차로의 시골길에서 앞을 지나던 야간 식별표지가 없는 경운기를 인식하지 못한채 그대로 충돌할 뻔 했지만, 맞은편 도로로 급회전하면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올 들어 충남도내에서 경운기 운전자 사망사고가 2건이나 발생하면서, 식별표지 부착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24일 충남도 및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경운기 보급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8만8828대로 집계됐다.

적잖은 보급대수지만 농기계다 보니 야간 식별에 취약함을 지녔고, 이는 일반 차량과 충돌에 의한 사망 및 부상 사고로 이어지곤 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운기 등 농기계 교통사고는 모두 100건으로, 사망 7명, 부상 143명의 피해를 냈다.

올 들어서도 벌써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8시30분께 태안 안면읍 중장리에서 택시와 경운기가 정면 충돌해 경운기 운전자 A(56)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고, 6월29일 오전 4시50분께 아산시 염치읍 송곡리 부근에서는 그랜저 승용차가 경운기의 후면 좌측을 충격해 경운기 운전자 B(70)씨가 사망했다.

충남도는 지난 1999년 부터 경찰의 요청을 받아 전기를 활용한 경광등 달기사업을 실시, 현재까지 모두 12만1000대(대당 7만원)를 무상 보급하며 사고 예방에 나섰다.

앞쪽 엔진에는 경광등을 달고, 후면에는 야광판을 달아 식별도를 높였다. 하지만 빗속 및 거친 작업환경에 다소 취약한 단점과 농가의 관리부실로 인해,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충남청은 이전 경광등 보다 다소 저렴(대당 3만원)하고 관리가 편한 경광등 보급사업을 추진한다.

트레일러 중간 부근에 1m 가량의 쇠봉을 고정하고, 그 위에 '음주운전 단속'에 활용하던 건전지 경광등을 부착하는 방식이다.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오는 26일부터 금산군 등 도내 15개 시ㆍ군에 20개씩 시범 보급에 나선다.

충남청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사고발생률이 줄어드는 등 효과가 나타나면, 확대 보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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