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마치 전부인양 학생들이라면 오직 공부외엔 다른 그 어떤 것을 생각해서도 안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초·중·고교할 것없이 일선학교라면 공부에 목숨(?)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와 학생들에게 바른품성을 요구한다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희망사항일까? 더욱이 초중학교도 아닌 고등학교라면 바른품성 5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태안여자고등학교를 찾아 학력신장과 바른품성을 위한 인성지도를 어떻게 하는 지 살펴봤다. 앞서 이 학교의 방침은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학력증진 계획하에 3UP(인성지도, 학력증진, 진로지도), 3DOWN(결석, 무질서, 무단외출)운동을 전개, 학교교육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경로실천=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태안여고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내 로즈홀에 관내 노인돌봄 기본서비스 대상 노인 90여명을 초청해 흥겨운 한마당 축제놀이를 펼치며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다졌다.
소요경비는 학교는 물론 학생과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뤄진 알뜰장터 수익금에서 충당, 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참석 노인들은 한결같이 흡족한 표정으로 학교에서 초청한 경로잔치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경로실천과 관련해 나승홍 교장은 “인성교육에서 우선해야 하는 것은 효를 바탕으로 한 어른 공경이며 이 둘이 바탕이 되면 학교교육도 바로 설 수 있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민 또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를 통해 경로사상을 실천하는 산교육의 현장”이라며 반가워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행복한 봉사=태안여고 4-H동아리 모임의 봉사활동 소식은 듣는이 모두에게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이들의 활동은 벌써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근흥면 수룡리에서 거동도 못하는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와의 인연때문이다. 거의 방에서만 지내야 하는 할머니를 위해 밑반찬과 과일, 간식을 마련해 말벗도 돼주고 외출도 함께 한다.
4-H동아리 학생들은 뿐만 아니라 무의탁 할머니들이 있는 평화의 집도 자주 들른다. 여기서 학생들은 무의탁 할머니들의 목욕을 시켜 드리는 등 가족보다 더한 나눔을 실천한다. 이 학교의 행복한 봉사열기는 헌혈봉사로 이어진다.
20년 넘게 헌혈봉사에 나서는 태안여고는 올해도 학생 256명이 헌혈에 참여, 흐뭇함을 더해줬다. 대한적십사사는 학생들의 헌혈봉사에 고마움을 전하며 감사패를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교사와 학생, 학부모로 이뤄진 학부모 봉사단은 거동불편 어른들을 찾아 위문활동과 함께 일손돕기에 힘든 것도 잊어 버린다.
비록 시작은 동아리 회원 90명이지만 이들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몰고 온다는 나비효과를 기대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예절사랑·질서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나라사랑과 감동칭찬=학생들에게 의식교육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나승홍 교장의 방침에 따라 이 학교는 학생회가 주관하는 애국조회를 개최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질서와 애국심을 알아나가자는 취지다. 올 초에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일을 맞아 교내에 분향소를 마련, 안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그리고 칭찬노트로 학교생활을 더욱 즐겁게 하고 있다. 친구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이나 남들에게 알리고 싶은 친구의 선행, 선생님께 드리는 감사의 편지 등 칭찬이 칭찬을 낳는 창발적 선행교육으로 칭찬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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