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고, 뛰어난 예술인의 작품이 있어도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과 정책 입안자가 그것의 가치를 수용하지 못하거나,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이 부족해서 단순 행정과 치적의 논리로 바라보려 한다면 이처럼 예술인에게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술인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알고 이해하며, 장기간 근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 부분의 전문가가 되어 예술인들과 교류를 활발히 이어갈 수 있는 그런 마인드를 가진 공무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음은 문화와 예술기관종사자들의 자세가 예술적인 서비스 마인드가 더욱더 변화되어야 한다. 서비스는 하나의 상품이다. 물질적 재화에 서비스를 더하면 그 상품의 가치가 결정된다. 특급 호텔에서 차를 마시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명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그만큼 상품이 서비스라는 인적재화를 통하여 그 가치가 극대화되는 점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인적 서비스는 밖에서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하며 깍듯이 인사를 하고 안내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고객의 상황과 니즈를 파악하고 만족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는 행위다. 그러면 오늘날의 우리 공연장과 전시장을 생각해보면 어떠한가?
문화기관 종사자들도 전문예술인들로 구성되어 있건만 어느새 제도권의 획일화와 규격화에 물들어 규정이란 핑계로 예술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무시한 채 주요고객인 예술인들을 너무도 힘들게 하고 있다. 물론 종사자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여러 문제들도 있겠지만 그 시설을 이용하는 예술인들에게 작품 활동을 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얼마나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었는지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
전시장에서 관객들을 맞는 종사자들이나 문화나 예술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전시장과 공연장을 드나드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 그러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문외한인 일반 대중들이 처음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전시장에 찾는 데는 단단한 각오와 용기가 필요하다.
공연장과 전시장을 찾아가는 첫 번째 시도에서 그들이 좋은 인상과 편안함을 느꼈다면 두 번째 세 번째 방문은 점점 더 자연스럽고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연장과 전시장에서는 '이 작품이 어떠세요?', '어떻게 오셨나요, 날씨가 더운데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죠?'라는 말보다는 '지금 입장하시면 안됩니다', '작품을 만지지 마세요', '사진 촬영은 안 됩니다' 라는 말을 듣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이처럼 관객에게 있어 공연장과 미술 전시장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하여 예술 종사자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주변을 돌아보면 공연장과 미술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조차도 자기 기관에서 열리는 공연과 전시회를 보지 않으며, 문화예술인들은 행사시작 전 얼굴 도장을 찍기 위한 주변인사와 사교에만 신경 쓰지 정작 작품내용이나 질을 세밀히 살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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