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개인정보가 범람하는 트위터로 인해 범죄의 우려가 높아지는 것을 무시할 수도 없다. 세상의 변화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트위터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트위터러, 신(新) 소통인'=트위터러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트위터 사이트에서 짧은 대화(Tweet)를 나누는 사람을 칭하는 신조어다. 트위터는 개인의 생각을 140자 내에서 전달하는 지극히 짧막한 메시지가 활용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 현재 으뜸이라고도 평가받는 트위터는 '소통'이라는 단어와 함께 이미지가 겹치면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트위터 신드롬은 트위터를 활용하는 사람이 바로 신 소통인이라는 인식을 퍼트리고 있다. 각계 지도자층을 비롯해 일반인, 유명인사 등 모두가 트위터의 매력에 빠졌다. 여기서 트위터의 빠른 확산은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로 불이 붙었다. 트위터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고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인만큼 인터넷 서비스를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트위터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족이라면 트위터러가 돼야 한다는 식의 강박관념도 현재의 풍속도라고 볼 수 있다.
이상진 충청체신청장은 본인의 트위터에서 “트위터는 인터넷서비스의 주 비즈니스 모델인 광고나 가입자라기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진행되는 동향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정보능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위터러에도 색이 있다=트위터가 세상속으로 파급되면서 트위터러에도 서로 다른 색의 부류가 존재한다.
먼저, '팔로어족'이 있다. 그야말로 팔로어가 많은 유명인사의 트위터만 따라다니면서 팔로어를 맺은 부류다.
이들은 모임에서도 자신이 이외수, 김미화, 김제동 등 유명인의 트위터를 팔로하고 있다면서 유명인들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 입에 침이 마를 정도다. 자신이 직접 올린 트윗은 없다. 초보형의 트위터러라고도 볼 수 있는 데 소통의 장인 트위터 안에서 이들은 주변인일 수 밖에 없다.
'RT족' 역시 눈에 띄는 트위터러다. RT는 'Retweet'라는 개념으로 다른 트위터러의 글을 재전송한다고 보면 된다. 본인의 글이 아니라는 말이다. RT족은 재전송이라는 면에서 트위터러의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낸다.
중요한 정보나 미담 등을 자신의 팔로어에게 재전송할 경우에는 새로운 RT를 낳을 수 있지만 홍보성 RT가 대부분이다.
트위터의 생명은 자신이 직접 올리는 트윗과 RT가 생명이지만 올바른 이해없이 재전송만 하다간 기존의 팔로어마저도 끊길 수 있다.
'일기족'은 팔로어의 수에 얽매이지 않는다. 트위터를 단순히 1인 단문 일기장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사를 올리면서 하루하루를 정리하고 예전의 글을 살펴보며 반성하는 계기를 찾는데 만족할 뿐이다. 대화와 소통보다는 단문의 기록이라는 데 매력을 느끼는 부류다.
'잠수족'도 있다. 사회학계에서는 많은 수의 트위터러가 잠수족일 것으로 바라본다. 이슈가 되고 있는 트위터에는 가입했지만 소통의 방법을 모르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해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이나 미투데이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대리족'은 업무적인 필요에 의해 기관이나 업체의 이름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관리자다. 홍보를 위해 기관을 대신한 직원이 관리하는 트위터 계정이다.
이 또한 트위터의 올바른 이해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 A업체는 직원이 업체명을 아이디로 삼아 트위터를 통해 홍보에 나섰지만 본인이 팔로를 한 트위터러는 고작 3명이다. 이 역시 업체명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든 대리인이다. 정보 생산자라는 입장에서 홍보자료를 트윗으로 올려놓고 다른 트위터러가 찾아본다는 일방소통인 셈이다.
'나홀로족'은 외로운 리더다. 리더들이 트위터를 통해 소통에 나선다는 보도에 본인도 소통경영차원에서 트위터 계정을 만든 사례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하직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도록 한 뒤 소통 경영에 참여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트위터를 새로운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의 소극적인 트위터 참여에 리더는 외롭기만 하다.
'갑론을박족'은 트위터가 생긴 이래 가장 행복한 부류에 속한다. 이들은 대기업 총수에서 기관장에게까지 각종 질타를 쏟아부을 수 있다는 점을 트위터의 매력으로 손꼽았다. 이같은 질타에 대기업 총수까지 나서서 사과를 하기도 해 갑론을박족들은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거나 '언제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가 있겠냐'며 본인이 트위터러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
'~당'족 역시 트위터가 만들어낸 새로운 부류다. 온라인 모임을 오프라인으로 이어나가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게 이를 통해 트위터러는 자신들만의 모임을 만든다.
모임에 맞는 이름 앞에 '#'을 달면 그대로 같은 이름을 가진 하나의 당이 돼 서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모임을 통해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실제 오프라인으로도 만나는 경우로 발전하게 된다.
▲소통아닌 고통=트위터에는 소통이라는 밝은 면이 있지만 고통이라는 어두운 면도 공존한다.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에서 스팸이 늘 골칫거리다. 트위터에서도 스팸 공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RT족들의 무작위 광고 공세에 혀를 내두르는 트위터리안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트윗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유진수(43·대전 서구)씨는 “팔로를 신청해 팔로잉을 해줬더니 그것을 신호로 10분도 안돼 엄청난 RT 메시지 폭탄을 보내 짜증이 났다”고 불평했다.
'묻지마 선팔(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친구요청)'로 인한 범죄 위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트위터 내에서는 무수한 개인정보들이 집결돼있다. 지난달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범죄 경력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가 범죄 전 목표 대상의 일상생활 정보 등을 수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트위터리안이 특정일 휴가 일정을 말한다면 집이 비어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돼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트위터에 올려놓는 것은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일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변화는 트위터가 아닌, 사람에게 있다= 트위터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이미지가 국민에게 인식됐다. 그러나 각계에서는 오히려 트위터가 아닌, 트위터를 이해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트위터는 생각과 정보가 모이고 흐르고 분산되는 하나의 장일 뿐이라는 말이다.
트위터라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은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대중이 사회의 가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데 이용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트위터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대기업 총수들은 직원을 향한 관심과 배려라는 경영자로서의 덕목을 깨닫고 경영에 접목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보수적인 수직적인 관계에서 서로가 하나의 트위터리안으로서 소통을 하는 수평적인 관계로 정립됐다는 것 역시 트위터 이용자간 달라진 시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진보로 트위터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소통의 도구가 됐다”며 “그러나 진정한 소통은 트위터러 또는 주위 사람들 사이의 이해와 관심, 배려와 노력”이라고 말했다./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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