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의 워터벤더 카타라와 오빠 소카는 거대한 얼음 속에서 아앙을 발견한다. 아앙은 공기의 유목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어벤더. 아앙은 4개 나라의 원소를 모두 다스릴 수 있는 아바타의 운명을 타고 났지만, 12살인 그는 운명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버겁다.
샤말란은 한 인터뷰에서 “할로윈 파티 때 딸이 아앙의 친구 카타라 분장을 했다. 그 뒤 ‘아바타’를 보는 게 우리 가족의 축제가 됐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가족 영화란 얘기.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제목을 바꿔야 했지만, ‘아바타’는 불, 땅, 물, 공기를 상징하는 물의 부족, 불의 제국, 흙의 왕국, 공기의 유목민 등 4개의 국가로 구성된 세계의 균형을 다시 찾기 위한 12살 소년 아앙의 모험담이다. 각각의 부족들은 자신이 통제하는 원소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데, 그 기술을 ‘벤딩’이라고 하고, 이를 다루는 사람을 ‘벤더’라고 부른다. 4개의 원소를 모두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한 사람이 ‘아바타’다.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아앙이 아바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3부작으로 담을 계획. 트릴로지의 첫 장을 여는 ‘라스트 에어벤더’는 세계의 평화를 깨뜨린 불의 제국 왕자 주코를 물리치는 이야기. 제목은 공기의 유목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 즉 아앙을 가리킨다.
판타지 대작다운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한 영상, 당장 극장에 달려가고 싶게 했던 예고편 때문에 관심이 컸다. 무엇보다 컴퓨터그래픽의 완성도가 궁금했다. 19일 공개된 영화는 아쉬웠다. 4개의 나라와 아바타의 존재 등 주요 설정을 설명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해 지루했다. 거대한 물줄기로 상대를 제압하는 워터벤딩, 거센 화염과 불길을 불러내는 파이어벤딩, 이에 맞선 어스벤딩 그리고 공기의 움직임을 힘으로 이용하는 에어벤딩 등 벤딩 기술을 표현한 컴퓨터그래픽은 볼만했지만 전체적으로 CG가 너무 넘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이가 보기엔 다소 복잡한 건 아닌지, 어른들이 보기엔 눈높이가 낮은 건 아닌지.
다만 앞으로 나올 후편들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설명도 다 했겠다, 친숙한 동양사상에 ‘희생 속에 사랑이 있다’는 건전한 교훈도 있겠다, 또 주인공 아앙 역을 맡은 노아 링어의 무술 솜씨도 꽤 볼만하다.
노아 링어는 미국태권도협회 텍사스 챔피언. 악당 주코 역의 데브 파텔도 태권도 유단자 출신이다. 이렇게 보면 ‘라스트 에이벤더’엔 한국 냄새가 잔뜩 배어있다. 극중 아앙의 친구이자 여정을 돕는 이동수단인 ‘아파’는 우리말 ‘아빠’에서 따왔다.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한국인 감독들이 곁에 늘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 영화에서 스승과 동료를 모두 잃고 실의에 빠진 아앙에게 다가가는 스님은 바로 한국계 배우 랜달 덕 김. ‘매트릭스2’에서 키메이커를 연기해 유명해진 그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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