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등 밭작물을 재배하는 김모(50·보령 청소면)씨는 지난 15일 뜬눈으로 밤을 샜다. 집 뒤 토사가 쓸려내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집중호우로 담벼락까지 토사가 밀려온 경험이 김씨를 긴장하게 했다. 김씨는 “지난 달부터 계속된 비로 지반이 많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농촌 지역 농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달 비가 내린 날은 15일이나 되고 8월에도 13일동안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충남 대부분의 지역이 비슷해 지난달 23~24일 내린 폭우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주택 426채와 상가 95채가 유실 또는 침수되고 가축 23만여마리가 폐사해 207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 지난 8월에 내린 호우에도 주택 61채가 침수 또는 유실되고 양계장이 침수돼 닭 5만 1300마리가 폐사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라 모두 5억 82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대기 불안으로 낙뢰 등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면서 농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에는 당신군 신평면의 한 돈사에 낙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돼지 350마리가 폐쇄됐고 지난 달 23일에는 공주시 정안면의 한 축사에서는 일하던 백모(24)씨가 낙뢰에 감전되는 등 최근 10건이 넘는 낙뢰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잦은 비는 농작물 침수는 물론 농작물 성장 장애 등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시설물 관리와 함께 풍수해 보험 가입 등의 예방책 마련이 필수다. 풍수해 보험은 태풍이나 홍수, 호우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으로 전체 보험료 가운데 30~40%가량만 부담하면 피해발생시 복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도 관계자는 “최근들어 지역별 시간당 강우량 차가 크고 국지성, 동시다발성 집중 호우현상이 두드러져 농가 스스로 자연재해 피해 대비해야 한다”며 “시설물 관리와 함께 재해보험 가입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이시우 기자 jabdaj@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