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국]행복한 노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병국]행복한 노년

[목요세평]김병국 건양대 교육대학원장·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승인 2010-08-18 14:30
  • 신문게재 2010-08-19 20면
  • 김병국 건양대 교육대학원장·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김병국 건양대 교육대학원장·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2000년도에 65세 이상의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7.2%에 이름으로써 '노화가 시작되는 나라'의 기준인 7%를 넘어선 이래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노령 인구가 총인구의 14.8%에 이르는 2018년에는 고령 사회, 20.8%에 이르는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고, 2050년에는 노령인구가 총인구의 40%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경제가 발전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노령인구가 느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노령화가 시작되는 나라 중에서도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속도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다른 선진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가 매우 빠른 것이다.

▲ 김병국 건양대 교육대학원장·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김병국 건양대 교육대학원장·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네 차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행함으로써 국가 경제가 급성장했는데, 이러한 성장의 결실로 생긴 물질의 풍요를 정신적으로 좇아가지 못해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데, 노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급속히 고령 사회에 진입함으로써 또다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6·25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고스란히 이러한 혼란의 소용돌이, 그 중심에 서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젊었을 때 부모님 모시고 자식 키우며 먹고 사느라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할 여유가 없었는데, 그들이 노인이 되어서는 막상 자신들을 돌보아줄 이들이 없는 상황에 놓인 것 같다. 더군다나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사회적으로도 그들을 도울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노인 1명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생산가능인구(15~64세) 수가 2005년 7.9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4.6명, 2050년에는 1.4명이 된다고 한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저축률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이들의 노후생활이 더욱 불안해져 가고 있으며, 이러한 일들로 인해 노인 빈곤층의 수가 적지 않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노인들을 위해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1990년 9월 7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마련함으로써 사회 극빈자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고, 많은 노인 극빈자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1981년 6월 5일에는 노인복지법을 법률로 제정하여 노후에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가족부 노인정책과에서는 노인 복지를 위해 일하는 민간단체에 국고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각 지자체에서도 노인들의 생계와 건강뿐 아니라 이들을 위한 교양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나 지자체, 민간단체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령 사회로의 빠른 진입 속도를 따라가기에 벅찬 감이 있다. 노령 사회로의 빠른 진입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 중의 하나가 노인 자살이다. 2008년 사회통계조사(교육, 안전, 환경)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의 자살 증가수는 다른 OECD 국가들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하며, 2008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서는 75세 이상의 자살률이 OECD 국가의 평균보다 8.3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노년에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전세계 15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2005년~2009년 사이 국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인생평가'와 조사 전날 하루 동안의 만족도를 묻는 '일상경험' 두 항목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했는데,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상위에 랭크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사회보장제도도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표는 사회보장제도 확충을 위한 우리 국가와 지자체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와 지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양에 전해져 오는 안빈낙도(安貧道)라는 말이 있다. “가난함 속에서도 편안해 하며 도(道)를 즐긴다”는 말이다. 이 때 도(道)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포함한다.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서로를 존중해 주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더욱 친숙한 말로 한다면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따뜻한 마음을 가질 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충만케 하고, 가족을 결속시키며, 나아가 주위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면 노년이 더욱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