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국 건양대 교육대학원장·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대부분의 노인들은 젊었을 때 부모님 모시고 자식 키우며 먹고 사느라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할 여유가 없었는데, 그들이 노인이 되어서는 막상 자신들을 돌보아줄 이들이 없는 상황에 놓인 것 같다. 더군다나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사회적으로도 그들을 도울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노인 1명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생산가능인구(15~64세) 수가 2005년 7.9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4.6명, 2050년에는 1.4명이 된다고 한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저축률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이들의 노후생활이 더욱 불안해져 가고 있으며, 이러한 일들로 인해 노인 빈곤층의 수가 적지 않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노인들을 위해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1990년 9월 7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마련함으로써 사회 극빈자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고, 많은 노인 극빈자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1981년 6월 5일에는 노인복지법을 법률로 제정하여 노후에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가족부 노인정책과에서는 노인 복지를 위해 일하는 민간단체에 국고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각 지자체에서도 노인들의 생계와 건강뿐 아니라 이들을 위한 교양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나 지자체, 민간단체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령 사회로의 빠른 진입 속도를 따라가기에 벅찬 감이 있다. 노령 사회로의 빠른 진입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 중의 하나가 노인 자살이다. 2008년 사회통계조사(교육, 안전, 환경)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의 자살 증가수는 다른 OECD 국가들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하며, 2008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서는 75세 이상의 자살률이 OECD 국가의 평균보다 8.3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노년에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전세계 15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2005년~2009년 사이 국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인생평가'와 조사 전날 하루 동안의 만족도를 묻는 '일상경험' 두 항목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했는데,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상위에 랭크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사회보장제도도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표는 사회보장제도 확충을 위한 우리 국가와 지자체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와 지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양에 전해져 오는 안빈낙도(安貧道)라는 말이 있다. “가난함 속에서도 편안해 하며 도(道)를 즐긴다”는 말이다. 이 때 도(道)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포함한다.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서로를 존중해 주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더욱 친숙한 말로 한다면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따뜻한 마음을 가질 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충만케 하고, 가족을 결속시키며, 나아가 주위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면 노년이 더욱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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