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훈 중문노인복지센터 시설장·전 CBS 방송국 상무 |
특히 노인들의 평균수명이 늘어가면서 독거노인이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최근의 보도와, 전체 노인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절대빈곤층이라는 발표는 노인복지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미 다가왔음이 분명하다.
답답한 것은 노인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복지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MB정부가 들어선 이후 복지 예산은 자연증가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의 상황을 보면, 수급자들의 경우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 모든 혜택이 없어지므로 하위계층에 계속 머물러 있기를 바라고 있고, 차상위 계층은 더 바닥으로 떨어져야만 정부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오히려 아래로의 추락이 낫다고 생각하는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장상황이 그렇다 하더라도 현시점에서 국가가 모든 비용을 감당하는 이상적인 복지 국가로의 진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럴 때 최선의 대안은 무엇일까? 착한 부자의 출현이다. 무슨 얘기인가?
미국을 보자. 보도에 의하면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부부는 미국의 400대 부자를 상대로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라고 불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버핏은 자신의 부의 99%를 사회에 헌납하기로 솔선수범을 하면서, “수백 명의 미국 부자들은 최소 자신의 재산의 절반을 기부해야 한다”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 세 사람이 추진하는 기부금 목표는 6000억 달러(약 720조원)로 400대 부자들의 총재산의 절반에 해당되는 엄청난 금액이다.
우리에게는 왜 이런 착한 부자가 보이지 않을까? 재벌들의 기부 소식은 연말 또는 재난이 있을 때에 들을 수 있으나, 이것도 개인의 돈이 아닌 기업의 돈으로 기부하는 것이 고작이지 않은가.
미국처럼 자신의 재산 99%를 기부한 후, 다른 부자들에게 재산 절반을 기부하자는 캠페인에 앞장서는 착한 부자는 왜 없는 것일까?
국내 500대 부자가 총재산의 50%를 기부한다면 주식평가액 등을 참고할 때 1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 이들이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이 착한 기부 바이러스는 고소득 계층들에게 급속하게 퍼져갈 것이고, 이런 상황이 된다면 민간에 의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애자본주의라는 책을 저술한 매튜 비숍과 마이클 그린은 빌게이츠, 워런 버핏 등 100여명의 자선 사업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부가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결론은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기부하는 착한 부자들은 자선을 일종의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사회투자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도모하는 박애자본주의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물은 사회에 기부해 약자들을 위한 선한 사업에 사용하고 자녀에게는 강한 정신력과 올곧은 생각을 물려주는 삶은 감동을 주는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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