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당시 다자이 오사무와 친분이 있던 기무라 쇼스케라는 사람의 투병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문학에 뜻을 두었지만 몸이 좋지 않아 요양 상태에 있던 기무라에게 일기를 권했고 그가 죽은 후 다지이는 그것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이 작품은 원래 『종다리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1943년 완성, 같은 해 가을에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당시는 전쟁으로 검열이 심했기 때문에 검열에 걸릴 것을 우려, 출간이 뒤로 미뤄졌다.
이후 194년에 간신히 발행허가를 얻어 다시 출간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인쇄소가 공습을 받아 발행 직전에 있던 책이 불에 타 버려 다시 발행이 무산됐다.
종전 후인 1945년에 교정쇄를 바탕으로 개작, 제목도 『판도라의 상자』로 개명해 같은 해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64회에 걸쳐 가호쿠 신보에 연재했다.
풋내나는 스무 살 청년의 사랑을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묘사한 이 책은 숨기려 하지만 숨겨지지 않는 주인공의 심리와 활달하면서도 역시 여성일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미묘한 감정을 잘 드려냈다. 현인/지은이 다지이 오사무ㆍ옮긴이 박현석/264쪽/1만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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