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원철스님은 선사도, 강사도, 대중도, 심지어 동냥 얻으러 온 거지조차도 주지 타령이라고 꼬집으며, 진정한 주지의 소임이 무엇인지 전한다.
주지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이는 중국의 백장선사. 그러나 그는 주지직에 연연하지 않았다. 대위산이라는 곳의 산중 주인이 될 수 있었지만 그 터가 당신과 맞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에 바로 마음을 접었다. 반면 열심히 정진하던 수행자가 주지를 맡고 패가망신하는 때도 있었다. 이에 저자는 스스로 근기를 잘 헤아려 부동심의 경지가 나타나기 전에는 함부로 주지 자리를 맡지 말라고 경고한다. 조계종출판사/지은이 원철/176쪽/9000원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1998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한 조용호의 첫 장편 소설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 노래패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문학과 노래가 만나는 불꽃 튀는 운명적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미려한 문체와 작가 특유의 낭만적 리얼리즘이 함께 어우러져 그 매력을 더한다.
이 책은 노래와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줄거리는 이렇다. 대학시절 같은 노래패 동아리 활동으로 깊은 추억을 간직한 나와 연우, 그리고 승미가 있다. 나는 승미의 청순하고 고결한 이미지에 끌려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승미는 연우를 선택한다. 나는 둘의 사랑을 축복하고 승미를 가슴에 묻어 둔 채 세월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가객 연우는 비망록을 남긴 채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노래가 지니는 정서적인 힘은 막강하다. 이 책은 행방을 감춘 한 노래꾼을 뒤쫓으며 그를 둘러싼 사람의 운명과 인연, 꿈과 욕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문이당/지은이 조용호/280쪽/1만1000원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시를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에게 시를 쉽게 이해하게 도와주는 해설서다. 이 책은 일방적인 해설 방식에서 벌어나 활기찬 학생들과 친절한 선생님의 대화로 유쾌하게 시를 읽어 나간다. 시의 느낌과 의미를 자유롭게 상상하고 묻는 대화의 장에서 시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언어 감각, 감수성, 상상력을 고루 기를 수 있도록 해 준다.
저자는 교과부 교육과정과 청소년들의 감수성을 고려해 1920년대부터 현대까지 시 60편을 세심하게 골랐다. 이들을 수준에 따라 3단계로 나누어 20편씩 묶었다. 저자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단계를 밝아가며 시 읽은 수준을 높이도록 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시를 음미하고 이해하는 주체적인 힘을 키워 국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데 있다.사계절/지은이 김규중/275쪽/1만2000원
▲옥룡자유세비록=옥룡자의 유세비록은 원전이 전해오지 않고 필사본만 여러 사람에 의해 필사되면서 오자, 낙자 등이 많이 생겨났다. 이 책의 편저자는 이는 이런 부분을 일부 수정했으며 본문 중 풀수용어를 보다 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하단에 풍수용어를 해석하고 주석을 달았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중국식 풍수 서적이 많으며 유독 우리 선조들이 직접 저술한 풍수서적이 적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중에 『옥룡자유세비록』은 우리 땅에서 자생적으로 전래되는 풍수문헌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종려나무/편저자 유청림/280쪽/1만50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