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직 형사팀이 순찰차 4대를 동원해 출동한 결과, 아는 남자와 술을 마시다 다툰 뒤 홧김에 허위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박씨는 즉결심판에 회부돼 5일 동안 유치장에서 구류 신세를 져야 했다.
이모(28ㆍ여)씨는 지난 3월15일 오후 5시께 유성구 모 호텔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 번호판을 가린 오토바이를 탄 범인 2명이 조수석 문을 열고 현금 800만원이 든 가방을 날치기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순찰차 3대를 출동시켜 조사한 결과, 친구에게 채무를 연장할 목적으로 허위신고한 것으로 나타나 이씨에게 벌금 10만원이 부과됐다.
홧김 또는 술김에 112 허위신고를 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17일 대전지방경찰청이 집계한 올해 7월말 기준 112 신고건수는 15만6242건으로 나타났다.
경찰업무 관련 신고건수가 3만9905건(25.5%)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과 강도, 성폭력, 절도 등 중요 범죄 신고건수는 4802건(3.07%)으로 집계됐다.
이 중 허위 및 장난, 오인신고 건수는 4859건(3.1%)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73건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이로 인해 경찰력이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고 있다.
경찰은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다수 병력 출동을 요하는 납치 및 감금 허위 신고 등에 대해 1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구류 처분을 내리고 있다.
박씨 사례는 올해 유일한 구류 건으로 기록됐고, 1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은 54명에게 적용됐다. 경미한 사안은 경고 또는 훈방 조치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결과 허위 신고로 밝혀지면 엄청난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허탈감도 매우 큰 게 사실”이라며 “정말 필요한 곳에 치안이 부재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분별 없는 신고 자제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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