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연구단 환경자원연구센터 연구원 |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부작용과 번거로움을 극복하고자 세계 각국의 연구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장기 착용에 따른 충혈이나 통증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렌즈 표면에 부착된 각종 부착물을 세척, 보존, 소독해 제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해결방안은 아직 미흡한 상태이다. 특히 대부분의 콘택트렌즈 사용자들은 안구건조증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촉촉한 느낌의 렌즈를 원하고 있고, 이것이 바로 콘택트렌즈의 습윤성을 향상시키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콘택트렌즈의 제조기술 혁신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기술은 다름 아닌 신소재를 만드는 화학기술이다. 콘택트렌즈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10조원이고 국내시장만해도 3000억원대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약 10%씩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국내 콘택트렌즈 기업들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외 콘택트렌즈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BRICs 등 새로운 신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콘택트렌즈 사용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체친화적인 신소재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셀룰로오스 하이브리드형 습윤성 콘택트렌즈 제조기술'을 개발해 생체친화적인 물질을 콘택트렌즈의 내·외부에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습윤성과 더불어 산소투과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했다.
이 기술은 렌즈 재질에 우리 눈속의 유리체에 존재하는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결합해 기존 콘택트렌즈의 문제점인 안구건조증은 물론 충혈과 부종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물성향상과 함께 착용목적에 따라 다양한 제품화가 가능한 기술로써 기존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90% 이상 완화할 수 있으며 3000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산 콘택트렌즈의 수입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도 관련 기술들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고, 이미 일부 상품이 시중에 출시되어 있지만 아직 기술 완성도가 낮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콘택트렌즈 제조기술은 신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내기업인 인터로조에 기술이전해 상업화한 점이 인정돼 2010년 4월 지식경제부의 기술표준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정하는 신기술인증을 획득하기도 하였다.
모든 첨단산업과 마찬가지로 콘택트렌즈 산업에서도 우리나라가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의 브랜드파워를 넘어서는 방법은 새로운 원천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천기술로 만들어진 콘택트렌즈가 전세계인의 눈동자위에 자리잡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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