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도지사 |
선출된 지도자들이 취임 일성으로 늘 공직사회를 비판하고 뭔가 큰 개혁을 할 것처럼 시도했지만 사실은 성공한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공직사회는 국가적 체계로 보면 6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공직사회를 불신하고 대대적인 수술을 하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공직자 스스로가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정하고 투명한 법과 규칙의 준수,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정의 집행, 그리고 지속가능한 정책의 추진이 공직변화의 축이 돼야 한다. 나는 공직사회를 신뢰하며 그 들이 이루어온 성과를 충분히 존중한다. 이러한 믿음과 신뢰를 도정 운영의 출발선으로 삼고자 한다. 다만 오랫동안 공직에 익숙해져 왔던 사람들의 눈으로 잘못 볼 수 있는 부분은 대화와 소통으로 하나씩 풀어나갈 계획이다.
공직사회 조직원들이 한마음이 돼 주도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해서 일을 해 나가는 민주적 리더십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그 민주적 리더십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고 특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힘이 있다고 해서 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특권이 판을 치는 세상은 끝났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통용됐던 시대도 끝이 났다. 이제 국민이 주인인 세상이다. 모든 사람이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참여가 보장 되어야 한다. 주인의 참여가 보장되고 의견이 늘 존중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스스럼없이 다가서서 말을 주고받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과제다.
우리는 최근 행복도시 건설과 관련해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지역내 갈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갈등, 주민간 갈등 등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원칙과 신뢰의 틀에서 민의를 제대로 읽었다면 그동안의 갈등과 분열이라는 소모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대화와 소통'을 충남 도정의 원리로 삼았다. 자치단체의 정책입안 혹은 집행과정서 불가피하게 주민들과의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그 갈등을 어떻게 소화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민주화 수준과 정책 품질을 결정한다고 본다. 대화와 소통은 자신의 목적과 주장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결과에 따르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정의 시급한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중앙 및 지방정부 재정의 확충과 제도 마련, 자치분권의 확대, 행복도시 건설의 충실한 이행, 강을 잘 살리고 보존하기 위한 실증적인 조사를 통한 4대강(금강)사업의 재검토 등 좋은 대안을 만들어 중앙정부와 토론과 논의를 통해 하나하나 해결 해 나가고자 한다.
이와같이 충남도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민주주의적 대화와 소통 구조를 만들어 우리 지역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갈등을 분열과 대립이 아닌 타협과 화합으로 이끌어가는 모범적인 지방정부 모델을 만들어 보이고자 한다. 아울러 오는 9월 17일부터 10월 18일까지 부여군과 공주시에서 1400년전 백제의 역사를 복원하는 뜻 깊은 '2010세계대백제전'이 개최된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 역사 중에서 '왕궁'을 재현해 선보이는 최초의 사업이기도 하다.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고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행사에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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