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산림욕 휴가, 어떠세요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상길]산림욕 휴가, 어떠세요

[금요논단]이상길 산림청 차장

  • 승인 2010-08-12 14:25
  • 신문게재 2010-08-13 20면
  • 이상길 산림청 차장이상길 산림청 차장
많은 사람이 산으로 바다로,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갑갑한 도시의 콘크리트 환경과 찌는 듯한 무더위에서 벗어나 편안한 휴식을 위해 휴가를 떠나는 계절이다. 이 시기 많은 사람이 붐비는 해수욕장이나 유원지를 찾기보다는 한적한 숲속을 찾아 산림욕을 즐기는 휴가를 제안해본다.

▲ 이상길 산림청 차장
▲ 이상길 산림청 차장
산림욕이란 울창한 숲 속에 들어가 거닐면서 신선한 공기를 가슴 속 깊이 호흡해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를 들이 마시거나 피부에 닿게 하는 것을 말한다. 산림욕을 하면 몸과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산림욕은 인체 노폐물을 배출시켜 주므로 신진대사 및 심폐기능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산림욕의 효능은 '피톤치드'라는 정유물질에서 비롯된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각종 병균과 해충,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끊임없이 뿜어내는 방향성 물질로 살균작용을 한다.

숲속에서 나는 나무 특유의 향기와 신선한 공기는 바로 이 방어물질인 피톤치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숲 속에서 심호흡을 하면 피톤치드가 몸 속으로 들어와 해로운 균을 죽이고 나쁜 찌꺼기를 몸 밖으로 내보냄으로서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게 되는 것이다.

피톤치드의 살균 효과는 식중독과 수막염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 화농과 중이염 등의 원인인 황색포도상구균, 항생제 내성 포도상구균, 폐렴 등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 그리고 가려움증이나 여성질염의 원인인 캔디다균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균에 대한 피톤치드의 살균력과 시중의 약국에서 파는 항생제, 항진균제의 살균력을 비교했더니 피톤치드가 그 약품에 버금가는 살균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지오넬라균 살균에 있어서는 그 효과가 탁월했다. 일반항생제가 고질적인 내성이나 부작용이 있는 반면 천연의 물질인 피톤치드는 이런 부작용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왕 산림욕에 나선다면, 맑고 바람이 적은 날 하루 중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피톤치드 방출량이 많은 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활엽수보다는 편백나무, 소나무, 잣나무 같은 침엽수가 많은 숲이 더 좋다. 특히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여름철에 피톤치드 방출량이 가장 많다고 하니 여름 휴가철에 산림욕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다.

얼마 전 알게된 사실이지만 8월 14일은 '그린데이(Green Day)'라 하여 산림욕을 하는 날이라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그 의미를 찾아보니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산을 찾아 연인과 손잡고 걸어 오르면서 산림욕을 해보는 날이라고 한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처럼 그 유래도 알 수 없고 국적도 불분명한 '데이'지만 산림 공무원의 한사람으로서 많은 사람이 그린데이를 알고 산림욕을 즐기며, 숲의 소중함을 고마워할 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림욕을 하는 데 특별히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공기가 잘 통하고 땀 흡수가 잘되는 간편한 옷차림과 편안한 마음이면 족하다. 숲에 들어가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숲 속을 산책하면 된다.

산림욕의 효능은 피톤치드 효과만이 전부는 아니다. 숲에서 만나는 풍경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숲 속에서의 산책은 신체 리듬을 회복시키고 운동신경을 단련해 준다. 인체의 심폐기능도 강화할 수 있다. 또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아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기회를 덤으로 받는다.

올 여름 숲으로 함께 떠나는 산림욕 휴가를 떠나보자. 건강도 찾고, 휴식도 누리는 일석이조의 색다른 휴가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