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등록 대부업체인 ‘Sun Shine Capita’l 홈페이지(www.hbc66.com/)에 소개돼 있는 현금카드 교체 발급안내. 이 업체는 시중 은행 해당 현금카드를 신규 발급 또는 재발급 후 보내주면 대출정보가 입력된 유심칩을 교체한 후 대출 신청자에게 특별 등기우편으로 발송한다고 설명한다. |
9일 금융감독원 대전지원과 시중은행권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권의 현금카드 소유권은 약관상 해당 은행에 있어, 허락 없이 유심칩을 교체하는 것은 지적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불법 대부업체의 현금카드 도용은 전국적으로 햇살론이 인기를 끌면서 악용되고 있다. 문제가 된 ‘Sun Shine Capital’(www.hbc66.com)이라는 회사는 휴대전화 문자로 햇살론의 유사상품인 햇빛론을 무차별적으로 전송, 광고하고 있다.
신용불량자와 무직자 등 대출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한 햇빛론은 무늬만 ‘햇살론’과 비슷하지 금리가 연 39%에 달하는 이른바, ‘사채’다.
문제는 햇빛론을 이용하기 위해 발급하는 전용 대출카드다.
이 카드를 발급받으려면 시중은행의 현금카드를 신규 발급받거나 재발급해야 한다. 대출이 급한 이들이 시중은행에 발급받은 카드를 이 회사로 보내면 시중은행의 유심칩만 교체한 후 전용 대출카드로 사용하는 것이다.
불법이다. 시중은행이 발급한 현금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금카드는 약관상 소유권은 은행에 있다. 이것을 허락 없이 뗐다 붙이는 건 적법하지 않다. 지적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불법 대부업체들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시중은행이 이들을 상대로 한 소송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유심칩을 교체하면 실질적으로 해당 시중은행의 카드 기능이 상실되고 자신들이 발급한 카드로 전환돼 여신전문금융업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불법 업체들의 도용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자칫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돼 또 다른 금융 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현금카드의 유심칩에는 발급받은 소비자의 개인(금융)정보가 담겨 있다. 불법 대부업체가 햇빛론 전용 대출카드 발급 조건으로 유심칩이 내장된 시중은행 현금카드를 요구하는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감독 당국의 판단이다.
감독 당국 관계자는 “시중은행 카드의 유심칩을 떼고 대부업체 유심칩을 붙이려면 고도의 기술과 고비용이 드는데 이상하다”며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 유심(USIM :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 가입자 정보를 탑재한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 카드와 UICC(Universal IC card)가 결합된 형태로, 사용자 인증과 글로벌 로밍,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능을 1장의 카드에 구현한 것이다. 3세대 이동통신(WCDMA)의 단말기에 탑재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