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공와우(인공달팽이관 수술) 수술을 받은 김윤규(3)는 오른쪽 귀를 붕대로 동여맨채 천진난만하게 병실을 뛰어다니기에 여념이 없다.
윤규는 베트남 출신 엄마를 둔 다문화가정의 아이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해 할머니(81) 손에서 자라게 된 윤규는 걷는 것도 기저귀 떼는 것도 늦었다. 할머니는 윤규가 말을 하지 못하는것도 그냥 늦을 뿐 듣질 못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윤규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선생님은 윤규를 불러도 대답하지 못하자 할머니에게 병원 치료를 권유했다. 병원을 찾아서야 윤규에게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문제는 어려운 형편에 600여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와 언어치료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딱한 사정을 접한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박용호 교수는 치료비마련을 위해 직접 펜을 들었다.
인공와우 지원대상에 선정돼 지난 주수술을 받은 윤규와 할머니의 모습. |
지역에는 기업체·자치단체 지원이나 병원 자체 지원 프로그램이 없어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회단체의 도움이 필요했다.
박 교수의 노력으로 지원대상에 선정돼 윤규는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박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언어재활 치료를 받으면 청각장애인이 장애인 딱지를 뗄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비용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에서도 자치단체와 사회단체 등이 관심을 갖고 어려운 청각장애인 아이들을 위한 지원체계와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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