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삼용]무지개 속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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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삼용]무지개 속의 과학

[사이언스칼럼]우삼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 승인 2010-08-09 15:14
  • 신문게재 2010-08-10 21면
  • 우삼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우삼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요즘 지구촌 곳곳이 홍수로 인해 난리다. 우리나라도 장마에 접어들면서 지루한 비 대신에 국지성 호우가 빈번해 매일 신문 1면을 장식한다.

▲ 우삼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 우삼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구약 성경 창세기편을 보면, 노아가 방주를 만든 후 하나님은 비를 내려 타락한 세상을 쓸어버린다. 40일 동안 땅에서는 샘이 터지고 하늘에서는 수문이 열려 높은 산까지 다 물에 잠기는 대홍수가 시작된다.

이러한 가운데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한 가지 희망을 주었으니 그것은 다시는 우리를 물로써 멸하지 않겠다는 언약으로 무지개를 먹구름 사이에 걸어 두었다는 것이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 뒤에서 동쪽 혹은 서쪽하늘에 아름답게 걸리는 무지개는 잠시나마 우리에게 세상의 근심을 잊게 하고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함께 즐거움을 준다.

무지개를 바라보는 시선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북유럽 신화에선 하늘과 땅 사이의 다리이고, 아메리카 인디언이나 동남아시아인에겐 하늘의 뱀이나 용이다. 무지개가 선 곳에는 행운이 숨겨져 있다고 믿는 민족도 많다.

그곳을 파면 아일랜드에서는 금시계가, 그리스에서는 금열쇠가, 노르웨이에서는 금스푼이 나온다고 믿었다. 우리에게 무지개는 꿈과 희망이자 때로는 어머니의 따사로운 품이 되기도 하고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 무지개. 무지개에도 숨겨진 과학이 있다.

무지개는 순수한 우리말로 '물'과 '지게'가 합해진 단어로 물로 된 문이란 뜻이며 용비어천가에는 '므지게'란 단어로 등장한다. 무지개는 보통 비가 온 후 공기 중에 많은 물방울이 있고 그 반대쪽에 태양이 떠 있을 때 생기는데, 태양에서 나온 빛이 물방울 내부로 들어가 한번 혹은 두 번 반사된 후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되는 빛을 말한다.

한번 반사된 무지개를 일차무지개, 두 번 반사된 것을 이차무지개라 한다. 이때 태양 빛이 물방울 속에서 굴절될 때, 빛의 파장에 따라서 굴절되는 각도가 다르게 되는데 이는 마치 유리로 된 프리즘에서 빛이 빨주노초파남보로 갈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일차 무지개는 우리가 흔히 보는 가장 진한 무지개로 내 그림자 끝으로부터 약 40~42도 윗 방향에 형성된다.

보통 쌍무지개라 알려져 있는 이차 무지개는 이보다 약 10도 위쪽인 50~54도 방향에 만들어 진다. 이차 무지개는 물방울 안에서 빛이 두 번 반사 되어 나타나므로 색이 다소 흐리고 또한 색깔 순서가 보라색이 위쪽에 빨간색이 아래쪽에, 일차무지개와 반대로 나타난다.

무지개는 원래 동그란 물방울에 비춘 빛의 굴절과 반사로 이루어지므로 원형으로 보여야 하며 비행기를 타고 가면 무지개는 확실히 동그랗게 보인다. 무지개에 대한 또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무지개 빛은 광학적으로 편광되어 있다는 점이다.

만일 폴라로이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무지개를 보면 우리는 무지개를 볼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폴라로이드 선글라스는 수직 방향으로 편광된 빛을 통과시키도록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광 특성상 수평방향으로 편광되어 있는 무지개 빛은 그 사이로 통과할 수 없다.

따라서 신비로운 무지개를 즐기기 위해서는 우리는 멋있는 선글라스를 벗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한다.

과학이 숨어 있는 무지개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하지만 무지개가 더욱 아름다운 것은 손에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만 잡을 수 없고,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무지개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귀하다. 지루한 장마 속에서 구름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오랜만에 만끽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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