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유사상품 '햇빛론' 속지 마세요

서민 전용 대출 상품인 ‘햇살론’을 빙자한 ‘햇빛론’을 내걸며 금융질서를 문란케 하는 대부업체가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시중은행 현금카드에 있는 유심칩만을 교체해 시중은행의 현금카드를 자칭, ‘햇빛론 전용 대출카드’로 바꾸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햇살론 대출 건수가 전국적으로 6000건을 돌파하면서 인기를 끌자, 대부업체가 이를 악용한 이른바, ‘햇빛론’이라는 대출 상품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햇빛론은 합법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서울 소재의 대부업체인 ‘Sun Shine Capital’(www.hbc66.com)이라는 회사의 상품이다. 최근 휴대전화 문자로 발송하는 햇빛론은 자칭 ‘서민생계형 특별대출을 위한 햇빛론 전용 대출카드’다.

카드 발급 대상은 직장인과 사업자, 주부, 학생 등을 비롯한 금융거래 불가능자, 신용불량, 개인회생, 파산자 등 모두 가능하다. 인터넷과 전화로만 1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 대출 가능하고, 금리는 연 39%에 달한다.

얼핏 보면 햇살론과 비슷해 보이지만, 대부업체의 상술에 불과하다.

우선 햇살론은 농협과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에서만 대출된다. 금리는 9∼13%대이며, 대출 대상은 신용등급 6∼10등급 또는 연소득 2000만 원 이하 저소득 자영업자와 농림어업인, 근로자(일용직 및 임시직 포함) 등이다. 대부업체의 햇빛론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농협 관계자는 “햇살론 상담 중에 일부 고객들이 (햇빛론 등) 불법 대부업체로 의심되는 상품 얘기를 한다”며 “햇살론은 창구에서 직접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이 회사가 시중은행의 신뢰도를 교묘히 악용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시중은행의 현금카드를 신규 발급받거나 재발급해야 대출 카드를 발급해준다. 시중은행으로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씨티은행을 명시하고 심지어 ‘농협은행’의 카드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규 발급됐거나 재발급 받는 시중은행의 카드를 자신의 회사로 보내기를 요구한다. 시중은행의 유심칩을 대출자의 대출정보가 입력된 유심칩으로 교체한 후 다시 대출자에게 보내기 위해서다.

겉보기에는 시중은행의 현금카드지만, 실제 사용하는 카드는 이 회사의 햇빛론전용 대출카드로, 전국 ATM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햇살론 대출’ 창구 담당자는 “당장 돈이 급한 서민들이 자칫 대출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고금리의 사채로 피해볼 수 있다”며 “고객들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감독 당국이 실체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