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이 나타나자 본능적으로 개들이 짖어대기 시작했으나 서 있기조차 힘들어 누워 있는 개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병이 걸려 죽은 것으로 보이는 개의 사체와 살아 있는 개가 같은 우리에 방치되고 있어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 지난 6일 대전시 유성구 갑동 대전동물보호소에 유기견들이 협소한 공간과 찜통더위 속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
대전동물보호소의 보조금 횡령 의혹이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동물보호소 운영상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본보 6일자 5면 보도>
유일한 수의사인 소장이 개인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가 잦은가 하면 보호소 직원들마저 사무실을 자주 비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위탁 운영을 주는 대전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기자가 보호소를 찾았을 때도 소장은 물론 직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소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동물병원에 가 있었고, 직원들은 공사업체 직원들에게 보호소를 맡긴 채 점심을 먹으러 간 것. 수의사인 소장이 자리를 자주 비우다보니 병에 걸린 동물들이 상태가 악화돼도 손을 쓸 수도 없다.
현재 대전동물보호소에는 소장(수의사)을 비롯해 정규 직원(관리팀장 1명, 사양관리사 3명), 아르바이트 2명 등 총 7명이 450마리(개 400마리, 고양이 50마리)의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있다.
보호소 직원 이 모씨는 “평소 점심을 먹으러 갈 때는 문을 잠그고 간다”며 “소장님은 오전에 보호소에 나오고 오후에는 동물병원에서 업무를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개는 사람과 달라서 선풍기 바람을 계속 맞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작은 선풍기는 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 찾은 동물보호소에서는 보호실 확대와 놀이터 설치 공사 등 대대적인 시설개선공사를 벌이고 있었으며, 지붕에 달린 환풍기는 최근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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