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저씨]아저씨가 꼭 지켜줄께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아저씨]아저씨가 꼭 지켜줄께

■ 아저씨 감독: 이정범. 출연: 원빈, 김새론, 김희원, 김태훈.

  • 승인 2010-08-05 17:44
  • 신문게재 2010-08-06 9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전직 국가요원인 태식. 불행한 사건으로 아내와 아이를 잃고 전당포를 운영하며 주검처럼 살고 있다. 그의 유일한 친구는 옆집 소녀 소미. 마약밀매와 관련된 소미의 엄마 때문에 소미도 납치되고, 태식은 소미를 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싸움을 시작한다.


멋진 배우의 탄생이다. 몸이면 몸, 칼이면 칼, 총이면 총, 다양한 액션을 몸에 맞춘 듯 구사하는 스크린 속 원빈은 한국영화에서 지금껏 쉽게 보지 못했던 고독한 영웅의 아우라를 한껏 내뿜는다.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날렵한 몸을 드러내고 머리칼을 자를 때, 간결하고 멋진 동작으로 적을 제압할 때 객석에선 탄성과 한숨이 교차한다. 스크린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잔혹한 장면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편한 장면도 원빈이 들어서면 순식간에 화보가 된다.

‘아저씨’는 원빈의 액션으로 시작해 원빈의 액션으로 맺는다. 지갑으로 순식간에 단도를 제압하는 첫 싸움부터 스타일이 선명한 액션으로 시청각적 쾌감을 폭발시킨다. 클라이막스는 ‘킬 빌’의 청엽정 액션을 연상시키는 일 대 다수의 난투극으로 점프한다. 목을 가르고 손목을 끊는 그 잔혹한 칼부림조차, 비현실적인 외모를 가진 배우의 날렵한 동작에서 스타일과 판타지적인 매력으로 가득하다.

원빈은 상대방의 곧은 부위는 꺾고 마디를 이루는 부위는 툭툭 끊어버리는 효과적인 무술을 구사한다. 간결함과 단호함이 요체인 무술은 살인병기라는 극 중 설정과 맞춤하다. 그런 무술을 말쑥하게 검은 슈트를 차려입고, 사연을 백만 가지쯤 담은 우수에 찬 눈빛을 한 원빈이 펼친다. 멋으로 치자면 따라올 자가 없다.

배경도 흥미롭다. 그물망처럼 얽힌 마약밀매의 세계, 신체장기 매매의 풍경은 감독이 발로 뛴 취재물로 섬뜩하고 생생하다. 거의 르포에 가까운 대사와 풍경은 영화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주인공의 분노에 공감하게 만든다.

그 진흙탕 속을, 소녀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반자동 권총을 빼들고 뛰어든 영웅의 이야기. 액션에 치중한 탓에 서사는 빈약하다. 하지만 소녀 역의 김새론, 마약반 형사 김태훈, 장기매매 조직의 보스 역의 김희원 등 조연들의 강렬하고 무르익은 연기가 허술한 서사의 얼개를 탄탄하게 붙든다. 특히 눈빛만으로 최고의 악을 드러내는 김희원의 연기는 한쪽으로 기울 수 있는 영화의 평형을 잡아준다.

소녀와 아저씨의 멜로드라마가 액션으로 가기 위한 도입부에 그치고, 간혹 오글거리는 대사가 헛웃음을 나오게 만들지만 한눈팔지 않고 액션의 쾌감에 몰입한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충분히 점수를 줄 만하다.

무엇보다 원빈이라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배우의 탄생을 지켜본다는 것만으로도 제 값을 하고도 남는다. 올해 나온 한국영화들 틈에서 손꼽혀야 마땅할 엔터테인먼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2025년 3월 일부 학년과 과목에 도입될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AIDT)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교사들이 AIDT 사용을 거부하고 나섰다. 11월 29일 교육부의 AIDT 채택을 앞두고 정책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9일 AIDT 거부 교사 선언을 천명하고 12월 3일까지 서명을 받는다. 시작 이틀 만에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교조는 AIDT 도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2025년 정책이 시작되는 데 반대하며 사용 거부, 채..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