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서 최상급 고려청자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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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서 최상급 고려청자 출토

고려 침몰선서 꿀단지로 쓴 매병·대나무 화물표 수중발굴

  • 승인 2010-08-04 18:10
  • 신문게재 2010-08-05 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술이나 물을 담는 데 쓰였던 고려시대 청자 매병이 꿀단지로도 사용된 사례가 있다는 것이 고려시대 침몰선(마도 2호선)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고려시대 침몰선(마도 2호선)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청자 매병(靑磁梅甁)을 비롯한 각종 도자기, 곡물, 목·죽제품, 화물의 종류와 수신자 등을 기록한 목간 등 중요 유물을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이번 인양한 매병 2점의 주둥이 가까운 지점에 제작기법과 형태가 정교할 뿐만 아니라 그 기능을 알려주는 대나무 화물표(죽찰ㆍ물품 꼬리표)가 매달린 채 발견됐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2점의 매병에 매달린 채 발견된 화물표의 앞면에는 '중방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라고 적혀 있고, 뒷면에는 '택상정밀성준봉(宅上精密盛樽封)'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발견된 목간에 대한 판독결과 매병들은 개경의 중방(고려시대 무인의 최고의결기관) 소속 도장교(정8품 이하의 하급 무관) 오문부 앞으로 올린 꿀단지로 드러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수중발굴을 통해 고려시대 매병은 준(樽) 또는 성준(盛樽)으로 불렀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며 “매병이 보통 술이나 물을 담는 그릇이었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꿀 같은 식재료를 보관ㆍ운반하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발굴된 청자매병 2점은 뱃머리 오른쪽에서 상하로 겹쳐진 채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한 점은 최고급 상감청자로 밝혀졌다. 위쪽에서 발견된 상감 매병은 굵은 세로줄 여섯 개를 넣어 몸통이 참외처럼 새겨졌고, 마름꽃 모양의 틀 안에는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 모란, 국화, 닥꽃(황촉규꽃)등을 꽃 위에는 나비를 아래에는 오리 문양을 각각 새겨 장식했다. 나머지 1점인 음각 매병은 어깨에는 구름 문양, 몸통에는 연꽃문양을 매우 정교하게 장식했으며 유색이 맑고 짙었다.

두 매병 모두 높이는 39cm이며 풍만한 어깨에서 굽까지 S자형 모습을 띠고 있어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초 고려청자 전성기 때 모습을 보여주는 최상급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외에도 10개씩 2개 묶음으로 포장된 양질의 청자유개연판문통형잔을 비롯해 쌀, 콩, 알젓 등의 화물 종류와 그 수량, 발신자, 발송지가 적혀 있는 목간 30여 점이 발견돼 세곡 운반선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마도 2호선은 고창, 정읍, 영광 일대의 산물을 운송하다 난행량(지금의 마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이 지금의 전남 영광군에 있던 포구인 법성포의 부용창이나 전북 부안군의 줄포에 있던 안흥창 중 한 곳에서 출항했다가 난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마도 2호선에 대한 조사는 오는 11월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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