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
맞는 순간에는 선생님이 그렇게 원망스럽고 미웠지만 체벌이 끝난 후 필자를 꼭 안아주며 말없이 등을 두들겨 주시던 깊은 사랑에 그만 선생님을 껴안고 울었다. 아파서 울었고, 서러워서 울었고, 안아주는 선생님이 고마워서 울었던 기억을 지금도 회상하면 눈물이 핑 돈다. 그 결과 필자가 원하는 명문중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고, 졸업한 뒤에도 스승의 날이면 언제나 방문해 인사드렸다. 한 스승이 어린 마음에 회초리 하나의 책망이 칭찬보다 더 깊은 깨달음으로, 강한 인내심과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선생님의 판단으로 필요하다면 교육적 체벌을 주장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많은 현직 교사가 친구를 구타하고, 교사에게 욕하거나 문제를 일으키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를 주기 때문에 제한적인 체벌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한다. 핵가족과 맞벌이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가정교육에도 문제가 있다고 걱정하는 선생님들도 많다.
체벌문제도 가정교육과 연계한 상호관계로 수위를 조절해야 된다고 본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보면 진보교육감이 주장하는 전면 체벌금지보다는 절충안을 도입해 교육을 극대화시켜야지 체벌 자체가 야만적이라고 보는 것은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준비없는 교육감의 정책에 곱지 않게 보는 부모가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또 지난달 중순 전국에 실시된 학업성취도평가가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학사가 파행된바 있다. 필자도 초·중·고·대학을 거치면서 지긋지긋하게 평가시험을 치러봤다. 평가가 싫다고 그만두고, 그렇다고 교사가 선택할 영역도 아니다. 학업평가는 힘들고 어려운 세상과 인생을 터득해 가는 준비과정이다. 어차피 교육은 결과를 피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과거 대전의 한 학교 교장이 모든 시험평가 결과의 개인점수와 서열을 대자보로 공개했다. 일괄 공개로 '남녀 무한경쟁'을 불러일으켜 지금 같으면 '학생인권 침해'라며 '시험거부운동'도 나올 법한 일이다. 꼭 옳은 방법인가는 둘째 치고, 이런 혹독한 교육훈련 과정으로 힘들게 공부했지만 지금에 와 생각하면 고난을 이기게 한 그 교장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교육은 학생 입맛에 맞게 할 수 없고, 평가 역시 필수이고 선택할 영역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교육감은 더욱 조심스럽게 학생을 위해 접근해야 된다. 그래서, 교사는 봉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가르침의 대가를 받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가.
끝으로 전북교육감은 자율고 지정취소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스스로 혁명가처럼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교육은 한 세대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은 인생의 과정이며, 끝이 없는 과정이라고 했다. 교육은 생산품이 아니다. 진보교육감은 교육이 인기명품처럼 국민을 현혹시켜 백화점 진열장에 진열시켜서는 안 된다. 진보교육감은 자기의 영향이 어디까지인가를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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