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물론 원룸 밀집 지역을 가리지 않고 최근 4일 새 5건의 방화가 발생한 가운데 또다른 방화가 발생할까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
3일 오전 1시 20분께 서구 갈마동 모 빌라 1층 로비에서 불이나 내부벽 3㎡ 등을 태워 17만 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불은 다행히 인근 주민 황 모(34)씨가 발견, 자체 진화해 큰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로비에 있었던 폐 진열장 위를 덮고 있던 천 조각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미루어 누군가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보고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40여 분 뒤인 오전 2시 8분께는 이곳에서 1.5㎞가량 떨어진 서구 월평동 모 빌라 지하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불은 방화문 등 내부 20㎡를 태우고 유리창 등을 파손, 163만 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8분 만에 꺼졌다.
경찰은 이 빌라에 사는 여성과 용의자 간 다툼이 방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날 방화가 있었던 빌라는 4~5층 규모로 10여 세대가 살고 있으며 인근에도 원룸이 밀집해 있어 화재가 초기에 발견되지 않았으면 자칫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월평동 빌라 방화 용의자는 이날 오후 3시 15분께 금산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월평동 원룸에 산다는 정 모(23ㆍ여)씨는 “방화가 잇따르면서 우리 집 주변에서 비슷한 일이 생길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더욱이 월평동, 갈마동 지역은 원룸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 때문에 불이 나면 더욱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사이 이날 방화가 있었던 원룸과 1㎞가량 떨어진 서구 월평동 모 아파트 지하와 단지 내 유치원에서 동일범 소행으로 보이는 3건의 연쇄방화가 발생, 748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관할 경찰서와 소방서도 최근 계속되는 방화에 순찰을 강화하고 대책회의를 갖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일단 이날 숨진 채 발견된 방화 용의자의 동선과 수법 등을 분석 최근 발생했던 방화 사건과의 연계성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겠으며 관련 기관과 공조해 방화에 대비한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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