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토끼, 호랑이 등 12가지 동물을 본뜬 석상 얼굴은 락카칠에 붉게 물들었고 가슴에는 붉게 X자가 그려졌다.
▲ 대덕구 한 공원에 설치된 십이지신상 석조물이 붉은색 락카에 심하게 훼손돼 있다. |
멀쩡히 서 있던 십이지신상 석조물에 붉은 색 락카가 칠해진 것은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으로 추정된다.
누군가가 석상의 얼굴을 락카로 붉게 물들였고 가슴에는 X자를 붉게 그려놨다. 락카칠 외에는 물리적 훼손은 아직은 없는 상태다.
현장에 이렇다할 목격자는 없는 상태로 사람 왕래가 적은 밤 시간대를 골라 일부 주민이 십이지신상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대덕구와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붉은 색으로 보기 흉하게 훼손된 십이지신상을 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약수를 뜨려고 공원을 찾은 박명호(61ㆍ법1동)씨는 “석상마다 보기 흉하게 왜 저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라며 “종교적으로 편향된 사람이 석상에 고의적으로 붉게 칠한 게 아니겠냐”며 종교적인 이유를 들었다.
또 다른 주민 전성미(49,여)씨는 “어두운 밤에 공원까지 바람쐬러 나와다가 사람 키 높이의 십이지석상을 보고 무서워 놀랐다는 주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공원에서 주민과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관람하던 십이지신상이 일부 몰지각한 행동에 훼손된 데에는 하나같이 안타까워했다.
실제, 이곳에 십이지신상은 대덕구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전통을 익히는 학습시설로 지난달 설치한 이후 인근의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자주 찾는 현장 학습코스로 정착하는 단계였다.
구는 이번 사건이 공공시설물에 대한 훼손으로 보고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법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석조물은 지난달 설치했고 십이간지의 유래를 설명하는 표지판을 붙여 현장학습 시설로 활용할 방침이었다”라며 “붉은 색을 벗겨 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같은 일이 재발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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