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이야기]우리 전통음악이 주체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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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이야기]우리 전통음악이 주체가 돼야

  • 승인 2010-08-03 14:15
  • 신문게재 2010-08-04 10면
  • 박근영 한국국악협회 대전시지회장박근영 한국국악협회 대전시지회장
지난번 글에서는 '이제 한국음악을 국악으로 호칭하지 말고 음악으로 호칭하자'고 했다.

이번엔 과연 우리 음악의 현주소를 재조명해보고 우리가 반성할 일은 없는가? 혹은 앞으로의 우리 음악이 추구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가에 관하여 필자의 좁은 소견을 말하고자 한다. 생각이 독선적이고 편협할 수 있으나 우리 음악을 사랑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으로 이해하여 주시길 바란다.

판소리ㆍ민요ㆍ풍물ㆍ가곡ㆍ시조ㆍ산조ㆍ시나위 등등…. 우리 음악의 종류는 장르별로 무수히 많은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전의 우리 음악은 악(樂)·가(歌)·무(舞)를 통칭하여 불렸지만 사회가 세분화되고 전문화가 되면서 우리 음악도 많은 부분으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우리 음악이 세분화가 되고 전문화가 된다 하더라도 그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음악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지만 필자의 좁은 견해로는 우리네 역사와 삶과 정서를 담아 각 시대상황에 부합하여 변화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세월은 반만년 역사만큼이나 유구하게 이어져 내려왔으며 우리나라 주변국의 음악을 수입하여 그것마저도 우리의 정서에 맞게 수정하여 연주하고 감상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자신이 문화의 주체가 되고 그 문화의 주인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우리 음악의 주소는 어디인가. 라는 의문을 제기한다면 전통음악을 전공하고 연구하며 연주하는 필자는 무엇이라 한마디로 답을 하기에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 음악은 중학교과정에서부터 전문 교육을 하는 국악중학교가 있고 예술고등학교 혹은 국악고, 전통고등학교니 해서 우리 음악을 전문적으로 교육한다.

그런데도 현재 무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연을 살펴보자. 마치 우리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고루하게 생각하고 우리 음악의 근간 자체를 흔드는 변질된 음악이 주로 연주되고 있다. 그렇다면 퓨전이니 크로스오버니 하는 용어들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퓨전이니 크로스오버란 말은 거의 흡사하게 쓰이나 조금 차이가 있다. 결국 '섞이다'란 뜻은 흡사하지만 퓨전은 두 개 이상의 요소가 섞여서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나타내는 것이고, 크로스오버는 두 개 이상이 섞이되 각자의 성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음악으로 생각해보면 퓨전은 우리 음악과 다른 음악이 섞여 전혀 우리 음악이 아닌 것으로 표현되며 , 크로스오버는 우리 전통음악과 다른 음악이 섞여도 서로의 특색을 유지하므로 또한 불협화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음악 판에서는 두 용어가 아무런 생각 없이 상용됨으로써 우리음악 판에서 우리 전통음악은 그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고 오로지 재미와 실적위주의 음악, 상업적인 음악을 연주하다 보니 비보이가 우리 음악판에 자연스레 등장하며 전혀 불편함이 없이 공연이 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악관현악에 모듬북이 등장하고 이제는 드럼까지 자연스레 등장하였으며, 창작곡이라고 하는 관현악곡은 우리 전통음악의 특징을 잃어버린 지가 벌써 오래전 일이다. 우리 음악의 현장에서 우리 전통음악을 지키려는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음악은 사회의 변화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러한 음악들을 무조건 배제하자는 말은 아니다. 단지 우리의 전통음악이 주체가 되고 그 음악을 근간으로 새로이 구성되고 작곡된 음악을 함께하자는 것이다.

전통음악을 도외시하고 새로운 창작음악만 추구한다면 머지않아 우리전통음악은 정말 박물관음악이 될 것이며 그러한 결과는 우리 음악에 담겨 있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우리 사회에서 없어 질 수도 있다는 비약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불행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음악인들은 각성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가 먼저 우리음악사랑에 최선을 다할 때에 청소년은 물론, 모든 국민이 우리 음악을 사랑할 것이요 그래야 잘 정리된 우리 음악이 다음 세대에 이어지리라고 생각한다./박근영 한국국악협회 대전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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