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무더위... 열경련 등 사고 잇따라

농민·건설근로자 등 무방비 대책 시급

지난달 28일 오후 5시 15분께 아산시 영인면 모 공장에서 한 근로자에게 열경련이 발생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아산소방서 둔포119안전센터 직원들은 황급히 현장에 출동, 체온과 맥박 등 환자 상태를 확인한 결과 폭염에 의한 사고라는 점을 확인했다.

성민정(27) 소방사는 건설현장에서 야외 작업 중 환자에게 열경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해 얼음찜질 등을 통해 비상조치를 한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달 7일 오전 11시 46분께 천안시 입장면 모 공장에서 60대 노인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 노인도 무더운 날 야외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얼음팩 찜질 등으로 응급조치를 한 덕택에 고귀한 생명을 구했다.

건설현장 노동자 또는 농사일 하는 노인들이 폭염에 무차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폭염에 대비한 별다른 장비 없이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신체활동을 하다 보니 일사병, 현기증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충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불볕더위 관련 구조 건수는 모두 6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폭염 환자가 발생한 서산소방서의 경우 4건 중 3명이 외부 건설현장 작업 중 사고를 당했고, 1명은 농경지 작업 중 폭염 관련 증상을 보였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122건의 폭염 관련 구조구급 건수 가운데 대전과 충남이 각각 5건의 구조건수를 보였다. 올 6월까지는 충남 6건, 대전 0건이었으며, 7월 들어서는 충남지역에서 확인된 건수만 2건에 달했다.

폭염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직업군은 야외에서 노동하는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119에 신고된 사고 사례뿐만 아니라 30도에 가까운 낮 최고기온을 보인 2일 대전지역 건설현장에는 얼음 조끼 등 아무런 폭염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폭염 사고에 노출돼 있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목격됐다.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야외 활동을 하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소방본부에서 얼음 조끼 등을 갖춘 폭염 구급대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