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홍보팀장 |
그렇다면 리튬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10년전부터 바닷물로부터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해왔다. 바닷물 1에는 약 0.17㎎의 리튬이 녹아있는데 이를 추출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바닷물에는 전체적으로 약 2300억t 가량의 엄청난 양의 리튬이 녹아 있다. 더욱 재밌는 것은 바닷물에서 소금을 아무리 많이 뽑아써도 바닷물의 염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바닷물에서 많은 양의 리튬을 추출해도 농도는 일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닷물에 녹아있는 리튬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에서 개발한 리튬추출 기술은 다른 나라의 기술보다 성능면에서 탁월하다. 바닷물에서 리튬만 뽑아내려면 특수한 재질의 흡착제에 리튬결정이 저절로 엉겨붙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리튬흡착제는 매우 미세한 분말상태라서 물에 쉽게 녹는데 이를 녹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마침내 녹차티백에서 힌트를 얻어 바닷물은 통과하지만 분말은 빠져나가지 못하는 그물막에 흡착제를 넣은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분리막 레저버 시스템이라고 명명된 고성능 흡착제는 분말 1당 45㎎의 리튬을 뽑아낼 수 있어 리튬추출 선진국인 일본보다 30%나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획기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흡착제는 다시 바닷물에 넣으면 성능저하없이 무제한 반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게다가 울진, 월성 등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서 냉각수로 사용되는 따뜻한 바닷물을 재활용하면 세계 최고수준의 리튬 흡착효율을 보일 수 있는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현재 리튬추출 기술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국토해양부, 포스코는 지난 2월 리튬추출 기술 상용화를 위한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7월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해수용존 리튬자원 연구시설 및 실증플랜트 건설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리튬생산이 본격화되는 오는 2014년에는 연간 2억~1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원천기술 발명자로서 각종 처리공정 및 효율성 향상연구를 진행해야 한며 포스코는 플랜트 건설 및 운영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리튬생산에 필요한 각종 법적규제 등 정책적 정비와 투자기업에 대한 자금과 세제지원, 리튬생산국 및 유사기술 개발국과의 외교, 무역 및 기술분쟁에 대한 조율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홍보할동과 리튬을 전략자원으로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치도 수반돼야 한다.
다음 세기는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 2차전지가 주도하는 신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리튬의 안정적 확보는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 때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자원강국이며 자원부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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