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관]바닷물에서 리튬을 뽑는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병관]바닷물에서 리튬을 뽑는다

[사이언스칼럼]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홍보팀장

  • 승인 2010-08-02 14:21
  • 신문게재 2010-08-03 21면
  •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홍보팀장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홍보팀장
21세기는 자원전쟁의 시대다. 그 중에서도 IT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2차전지의 핵심인 리튬(Li)이 자원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 왜 일까? 그것은 아마도 녹색성장의 동력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휴대폰, 노트북, 캠코더 등에 2차전지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의 양산,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산업이 본격화되면 리튬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이와관련된 투자를 늘리고 있다.

▲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홍보팀장
▲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홍보팀장
더구나 전세계 리튬의 채굴가능 매장량은 1400만t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중 상업적으로 채굴가능한 양은 불과 410만t. 그것도 앞으로 7~8년 정도가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생산국도 칠레를 비롯한 몇몇 국가에 편중돼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리튬확보에 나서지 않으면 과거의 석유파동처럼, 미래에는 리튬파동을 겪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렇다면 리튬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10년전부터 바닷물로부터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해왔다. 바닷물 1에는 약 0.17㎎의 리튬이 녹아있는데 이를 추출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바닷물에는 전체적으로 약 2300억t 가량의 엄청난 양의 리튬이 녹아 있다. 더욱 재밌는 것은 바닷물에서 소금을 아무리 많이 뽑아써도 바닷물의 염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바닷물에서 많은 양의 리튬을 추출해도 농도는 일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닷물에 녹아있는 리튬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에서 개발한 리튬추출 기술은 다른 나라의 기술보다 성능면에서 탁월하다. 바닷물에서 리튬만 뽑아내려면 특수한 재질의 흡착제에 리튬결정이 저절로 엉겨붙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리튬흡착제는 매우 미세한 분말상태라서 물에 쉽게 녹는데 이를 녹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마침내 녹차티백에서 힌트를 얻어 바닷물은 통과하지만 분말은 빠져나가지 못하는 그물막에 흡착제를 넣은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분리막 레저버 시스템이라고 명명된 고성능 흡착제는 분말 1당 45㎎의 리튬을 뽑아낼 수 있어 리튬추출 선진국인 일본보다 30%나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획기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흡착제는 다시 바닷물에 넣으면 성능저하없이 무제한 반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게다가 울진, 월성 등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서 냉각수로 사용되는 따뜻한 바닷물을 재활용하면 세계 최고수준의 리튬 흡착효율을 보일 수 있는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현재 리튬추출 기술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국토해양부, 포스코는 지난 2월 리튬추출 기술 상용화를 위한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7월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해수용존 리튬자원 연구시설 및 실증플랜트 건설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리튬생산이 본격화되는 오는 2014년에는 연간 2억~1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원천기술 발명자로서 각종 처리공정 및 효율성 향상연구를 진행해야 한며 포스코는 플랜트 건설 및 운영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리튬생산에 필요한 각종 법적규제 등 정책적 정비와 투자기업에 대한 자금과 세제지원, 리튬생산국 및 유사기술 개발국과의 외교, 무역 및 기술분쟁에 대한 조율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홍보할동과 리튬을 전략자원으로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치도 수반돼야 한다.

다음 세기는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 2차전지가 주도하는 신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리튬의 안정적 확보는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 때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자원강국이며 자원부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