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할 당시부터 심각한 철도소음과 진동에 시달렸다는 주민들은 더 가까워지는 임시선로에 터널형 방음시설을 요구하는 반면 철도시설공단은 일반 방음벽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간 경부고속철 대전도심구간(대덕구 오정동~충북 옥천 18)사업 중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동구 인동 구간. A아파트(813세대)와 B아파트(721세대) 옆을 지나는 본선 확장구간(600m)이 기존 철도부지 바깥 아파트 담장까지 접근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담장 옆 녹지대에 고속철도 임시선로가 설치될 아파트 주민들은 당장 반발하며 소음과 진동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을 공사 전에 먼저 세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파트 담장까지 침범하는 임시선로에 터널형 방음벽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다.
김제홍 A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주민들이 현재도 소음과 진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4년만 사용하는 임시선로라고 하지만 과연 4년 내에 끝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라도 순천처럼 터널형 방음벽으로 확실한 방음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기관은 안전과 관리 등의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 2007년 환경영향평가에서 높이 6m의 방음벽을 통해 소음과 진동을 기준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예측됐다”며 “터널형 방음벽은 철도사고 등의 우려가 있고 관리상에 문제가 있어 설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주민설명회에서도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부선 대전도심구간 임시선로 공사는 중단된 상태로 주민들과 협의가 끝날 때까지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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