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 무용단은 매년 공연장을 벗어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여름 밤 자연을 배경으로 야외무대에서 자유로운 춤사위를 선보여왔다.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동안 모든 공연이 무료로 진행되는 '한여름밤의 댄스 페스티벌'은 대전 시립무용단을 비롯해 국내 실력 있는 4개 광역시립 무용단체가 대전 시립미술관 야외무대에서 매일 오후 7시 30분에 다채로운 춤의 향연을 펼친다.
문화와 공연예술의 도시 대전에서 실력을 갖춘 국내 4개의 광역시립 무용단체가 발레, 현대무용, 창작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무용을 다채롭게 접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다.
축제 첫날인 29일에는 국내 유일의 시립 현대무용단인 대구 시립무용단의 '바흐가 만난 아리랑'이다.
우리 민족이 가장 많이 애창하며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민요인 아리랑을 현대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도로 접목해 민족적 정서를 담아낸 현대예술작품으로 표현한다.
이어서 인천 시립무용단이 한 편의 동화를 무대 위로 옮겨온다.
기본 무용 형식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인 표현으로 관객에게 접근한 '신데렐라 스토리'는 춤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표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옛날 환상을 심어 주었던 동화 한편을 마음 속 깊은 심연의 향수를 무더운 여름날 유쾌한 추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공연 둘째 날인 30일에는 광주시립무용단이 '발푸르기스의 밤'을 공연한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러시아의 라보로브스키가 1941년에 안무로 볼쇼이발레단에 의해 공연됐으며 이 오페라에서 향연의 절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광주시립무용단의 공연에 이어 삶의 아픔과 영원한 진실을 표현한 대전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 작품인 '안개의 덫' 무대를 선보인다.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무용단인 부산시립무용단이 창작무용 '허허바다-갈매기의 비상'이란 주제로 공연한다.
이 작품은 한계에 갇힌 인간이 아닌 자유의지로 자신의 삶과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갈매기로 치환해 표현했다.
아울러 멀고 긴 항해를 끝내고 모든 역경을 이겨낸 갈매기의 꿈과 물의 상상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어 대전 시립무용단이 선사하는 마지막 무대는 태양을 찾아 떠나는 오디세이 정기공연 작품인 '을(乙)'이다.
건국신화에 나오는 난생설화(生說話)와 고구려 고분벽화 속에 나오는 삼족오(三足烏), 백제대향로에 나타난 봉황(鳳凰), 그리고 신라의 고분 속에서 등장하는 알이 가진 신화적 공통요소를 동북아시아의 신화 속에 재해석하고 춤사위를 빛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 춤의 새로운 모습을 줄 예정이다.
깊어가는 여름밤, 그림 같은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힘과 열정의 무대는 뜨거운 밤을 시원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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