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문별 깊이보기에서는 여행이 만들어 내는 폐해를 이야기 한다. 히말라야에선 안나푸르나를 오르는 여행자 한 사람의 더운 물 샤워를 위해 세 그루의 나무가 사라져가는 일이며, 한 가족이 하루를 살기 위해 20의 물을 1 이내에서 구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하루 한두 시간밖에 전기를 쓸 수 없는 지역에서도 우리는 수영을 하고 에어컨을 사용하고 골프를 치는 일까지….
또한, 여행자와 현지인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도 꺼낸다. 혼자서 여행자 세 명의 짐을 지어 나르는 네팔의 포터, 여행자들은 각각의 포터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포터들은 죽음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꿈의 휴양지인 몰디브는 인구의 83%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인구의 42%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살아가고 있다.
6개의 부문별로 그런 현상에 대한 반성과 대안들도 자연스럽게 제시된다. 그 대안이 풍경만을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관계를 즐기는 '공정여행'이다. 풍경과의 관계일 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이며, 사회, 문화, 역사와의 관계이기도 하다.
'공정여행'은 여행이 '떠남'이 아니라 '만남'이기를 권하고 있다.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를 고민하고, '소비'가 아닌 '관계'이기를 권하고 있다.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여행이기를 권하고 있다. 지구를 돌보는 여행, 다른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등 공정여행자가 되는 10가지 방법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책에서는 세계의 여행 현실을 살펴보기 위해 활용한 '만약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의 통계도 '공정여행'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만약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세상을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은 14명. 그 중 8명은 유럽, 2.8명은 아시아와 호주, 2.2명은 유럽인이고,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을 합쳐 1명이다. 만약 우리가 쓰는 돈이 100만원이라면 40만원은 비행기에, 20만원은 여행사에, 20만원은 호텔에 들어간다. 현지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단1~2원에 불과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은 외국 여행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가족도 한때 섬으로 들어가는 여행에서, 그곳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들을 차에 싣고 갔다. 여행이 끝나고 현지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은 것을 경비절약 여행으로 여겨왔다. 이 책을 읽고난 뒤 우리가족의 여행은 현지에서 구입이 어려운 물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지의 시장과 작은 구멍가게를 이용하는 여행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번 여름휴가에, 좋은 풍경을 찾아 떠나는 당신에게 '공정여행'을 권하고 싶다. 해외든, 국내에서든 현지에서 풍경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비도 함께 하고 오라고! 아름다운 풍경에서, 여행지의 현지까지 생각하는 마음으로 더욱 행복해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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