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롯데갤러리는 다음달 5일부터 18일까지 여름 방학 특별 기획전으로 ‘이와사키 치히로(1918~1974)-꽃으로 피어나다 展’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와사키 치히로가 남긴소녀 그림을 비롯해 대표작으로 꼽히는 그림책 속의 그림 등 총 60여점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로 불리는 이와사키 치히로는 일본의 국보급 화가이자 일본의 침략 전쟁을 경험한 세대로써 인권활동에 힘을 쏟았으며 ‘창가의 토토’를 통해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됐다.
이와사키 치히로는 평생 동안 어린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온 화가였다.
실물 모델도 없이 10개월과 12개월 아기를 구분하여 그린 치히로는, 그 관찰력과 데생 능력을 구사하여 9400점이 넘는 작품 속에 아이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듬뿍 물을 묻힌 붓으로 밑그림 없이 그린 아이의 살결은 부드러우면서 탄력이 넘치는 생생한 생명감이 깃들어 있다.
치히로의 작품은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며 아이의 스케치를 거듭하는 가운데 만들어졌다.
근대서양에서 만들어진 수채물감을 사용하여, 동양의 전통적인 수묵화 기법과 상통하는 번지기와 흐리기를 살려 그린 독특한 수채화에는 젊었을 때 배운 후지와라노 유키나리(헤이안시대의 대표적인 서예가 중 한 사람)류의 서예 영향도 엿보인다.
청춘 시절에 전쟁을 경험한 치히로는 두 번 다시 전쟁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 아래 ‘세계의 아이들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을’이라는 말을 남겼다. 치히로가 그린 아이와 꽃은 지금도 생명의 찬란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특히 물의 농도를 조절해 번짐의 효과를 적절하게 사용한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풍긴다.
옅은 빛깔은 아직 세상에 물들지 않은 동심을 그대로 표출하며 아이들의 순수함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은 수채 물감을 이용해 동양의 전통적 수묵화 번지기, 농담 기법 등을 자유롭게 구사한 맑은 색채와 아름다운 수채화가 특징이다.
마치 생동하는 아이들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듯 투명하고 깨끗함이 느껴진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매우 따뜻하고 부드럽다. 하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생의 고단함과 슬픔을 담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애잔한 감동을 전달한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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