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
좋은 기분도 슬픈 기분도 전염된다. 심지어는 친한 친구 부부, 혹은 커플이 이혼을 하거나 갈라서게 되면 내 커플도 결별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파경도 주위 사람에게 전염된다는 것이다. 이런 전염은 멀리 떨어져 살더라도 마음을 나누며 사는 관계라면 거리와 관계가 없다고 한다.
나와 절친한 사람이 이별을 결심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에게도 어려운 상황이 주어진다면 이별을 강행할 위험이 75%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친구의 친구가 결별할 때에도 그 위험은 35%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이 전염성 결별의 위험은 친구의 친구의 친구, 즉 3단계까지 갔을 때 비로소 사라지더라는 것이다. 이 연구를 시행한 연구진은 이것을 '이혼 집단화 현상(divorce clustering)'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별이 보여주는 일종의 사회적 전염인 셈이다.
지금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과 충남북 도지사가 모두 바뀐 상황에서 충청도 전체가 뭔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이다.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인선이 시작되고 선택된 사람의 하마평과 선택받지 못한 사람의 불만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겠지만 '그럼 그동안 사용하던 헌 부대는 어찌 되는가'하고 묻는다면 흔쾌히 그 용도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터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금산에 살고 있는 나는 새로 출범하는 안희정 새 지사의 행보에 가장 관심이 많다. 그리고 신문과 인터넷 상에 보도되는 안 지사의 조심스런 행보를 보면서 안 지사의 성공이 충남도의 성공이라는 등식이 이번에도 들어맞기를 빈다. 과거 심대평 지사와 이완구 지사가 나름대로의 색깔로 충남을 발전시켰듯이 말이다. 그렇지만 모르긴 몰라도 이 성공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겹겹이 쌓여 있을 것이다.
우선 지난 시대의 주축 세력과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세력은 조만간 부딪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다 보면 그로 인해 이익을 얻을 세력과 손해를 보는 세력이 구분될 것이다. 세상사가 언제나 그래 왔듯이 새로운 아군은 힘을 보태겠지만 새로운 적군은 강한 적의를 드러낼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아군의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적군의 숫자가 더 빨리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안희정 지사의 '행복한 변화'라는 슬로건을 좋아한다. 인간사가 변화의 연속이지만 행복하게 변할 수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는가. 안 지사가 우리를 행복하게 변하게 해주고 우리는 이 행복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시키면서 이 세상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겠는가. 그리고 이 행복한 변화가 세종시 문제로 대표되는 '무대접(無待接)'받는 충청도에서 시작한다면 이 또한 얼마나 더 행복할 것인가. 고통과 불행이 전염되는 것보다 행복이 전염된다는 생각은 우리를 기분 좋게 한다. 그 행복을 느끼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몇 개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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