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이러스는 생존율이 높아 최악의 상황에서도 1주일 이상, 조건이 알맞을 경우 최장 2~3년까지도 살아남을 정도인 강한 바이러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전 오월드는 지난 5월초 국내 출생과 함께 종 복원 성공에 대한 홍보에만 치중한 채 늑대새끼에 대한 보호대책에는 소홀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출생해 생후 1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지난 6월 7일 언론에 공개됐고 사파리에 방목, 매일같이 일반인에 공개됐다.
초기대처 미흡=오월드는 감염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초기대처도 미흡했다. 지난달 27일 새끼늑대 3마리가 폐사한데 이어 30일, 7월 3일 마지막 1마리가 죽을 때까지 폐사원인을 알지 못했다.
수의사가 5명이나 있었지만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별다른 초기대처도 하지 못했다. 오월드 소속 김규태 수의사는 “호흡기성 질환으로 판단해 나머지 3마리에 대한 상태를 중점 관찰하고 추가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허술한 멸종위기 종에 대한 관리체계와 인식부족 등이 한국늑대 종 복원을 후퇴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오월드가 추진해왔던 경북 영양군과의 늑대 복원 프로젝트 사업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오월드 관계자는 “새끼늑대 격리 보호가 가능한 500㎡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앞으로는 새끼분만 때 예방접종을 실시해 이같은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폐사 원인=대전 오월드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늑대 새끼 6마리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6일간 '파보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모두 폐사했다”고 발표했다. 출생 직후의 개과 동물에서 흔히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파보바이러스는 국내에선 1981년 최초로 감염이 보고된 후 매년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파보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나 백신접종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월드 관계자는 “이번에 폐사한 새끼늑대의 경우 방사장에서 자연상태에 가장 유사한 조건에서 성장하도록 일체의 인공적인 처치를 하지 않았고 어미늑대와 함께 생활해 접근도 불가능해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미늑대들은 러시아에서 도입할 당시 종합백신 접종을 한 바 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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