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순 대전시 기획관실 녹색성장담당 사무관 |
지난 1월부터 영하의 추운 날씨에 대청호주변 산들을 답사했다. 때론 미끄러져 넘어지고 가시에 찔리면서 낮에는 주로 현장을 답사하고 밤에 일하면서 6개월 동안 약 300정도를 걸은 것 같다. 처음에는 길을 찾기 위해, 두 번째는 거리와 시간을 재고, 세 번째 리본을 달고, 네 번째 조성공사를 위해서 적게는 3~4회, 많게는 10여회 정도 답사를 해 생태체험탐방로 11개코스 59, 자전거길 3개코스 26.6 총 14개 코스 87를 발굴 조성했다.
모든 코스가 특색이 있어 가족단위, 산악회, 단체테마여행 등 여행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요즘 연꽃개화기라 7~8월에는 주산동 연꽃마을길이 좋고, 그늘이 좋은 이현동 여수바위낭만길, 직동 노고산성해맞이길, 백골산성하늘길도 좋고, 가을에는 추동 국화향연인길이 좋을 것 같다. 아이들 방학때는 가족과 맞춤형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민박 등 기반시설이 잘돼있는 대청호반길 3-1코스 찬샘마을(274-3399)과 2-1코스두메마을(272-5802)이 좋다.
대청호반길을 만드는 동안 주위에서 도움준 사람이 참 많았다.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처음 대청호반길 조성을 위한 의견수렴때 참여해준 주민대표들과 동구, 대덕구, 수자원공사, 금강환경관리청 관계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드린다. 특히 처음 가는 길의 지리를 몰라 난감했었는데 생업을 뒤로하고 기꺼이 시간을 내서 같이 답사를 해준 마을대표에게 감사드린다.
동구 주산동에 6-2코스(연꽃마을길)를 조성하면서 추동취수탑에서 시작해 샘골농장 앞 황새바위에서 호반쉼터를 거쳐 연꽃마을로 이어지는 길에 '글사랑놋다리집'이 있다. 이 집에 사는 시인 장덕천씨는 넓은 집주위에 멋진 조경은 물론 목판시 50여점을 전시해놓고, 지인들과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담장 밑에는 대청호가 있고 길을 만들 수가 없어 이 집을 통과해야 했다. 고민 끝에 장시인을 만나 대청호반길 사유지 통과를 요청했더니 흔쾌히 협조하겠다고 해서 너무나 고마웠다. 또한, 장시인은 대청호반길 방문객을 위해 퇴색된 목판 시 50여점을 새로 교체해 손님맞이 준비를 해줬다. 요즘 연꽃개화기를 맞아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와 흐뭇하다고 한다.
동구 직동 찬샘농촌체험마을은 3-1코스 노고산성 해맞이 길과 자전거길1·2코스 출발점으로 모 기업에서 지원받은 체인용 타슈타전거 20대를 비치해 놓았다.그런데 자전거가 중국산 저급품으로 무겁고, 고장이 잦아 이용객의 불만이 많았다. 대청호반길의 좋은 이미지가 자전거로 인해 추락하지나 않을까 고민하다가 평소 농촌체험마을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져온 농협 시청지점을 찾아가 이러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가볍고 질 좋은 자전거 20대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줬다. 많은 방문객들이 찬샘농촌체험 마을에서 새로 구입한 자전거를 타면서 기분좋은 여행과 멋진 추억을 만들 생각을 하니 마음이 흡족했다.
이밖에 많은 사람들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협조를 해줬다. 이런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에 대청호반길은 경관이 수려하고 테마가 있는 길 외에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길을 걸으면서 아름다운여행이 되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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