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과 휴가 시즌을 노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다음 주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그 다음 주엔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액션 영화 ‘솔트’가 개봉된다. 픽사의 역작 ‘토이스토리 3’도 대기 중이다. 당장만 해도 ‘이클립스’ ‘슈렉 포에버’와 대결해야 한다.
‘다크나이트’로 놀라운 연출 솜씨를 보여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사람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꿈을 훔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놀란은 꿈속 세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거대한 신세계를 창조했다. 360도 회전해 배우가 ‘햄스터 쳇바퀴 돌듯 움직여야 했다’는 런던 세트장이나 캐나다 캘거리의 산꼭대기 세트장은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이 신종 첩보전의 최전방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포진해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솔트’는 ‘여성 제임스 본드’를 내세운 ‘미션 임파서블’류의 액션물. 주연을 맡은 안젤리나 졸리는 “무엇보다 곤경에 처한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거대조직에 맞서는 한 여성 프로 첩보원의 사투에 방점을 찍을 듯하다.
이미 ‘이클립스’와 ‘슈렉 포에버’가 속력을 내고 있는 판국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이클립스’는 “소녀 취향의 할리퀸 영화” “벨라의 양다리 걸치기가 너무 노골적이다”라는 남성 관객들의 불만을 코웃음 치듯 개봉 5일 만에 107만 명을 동원하는 저력을 보였다. 하기야 꽃미남 뱀파이어, 짐승남 늑대인간의 매력적인 유혹을 어찌 떨칠 수 있을까. ‘슈렉 포에버’도 200만 관객이 코앞이다. 일상을 탈출하고픈 여성들의 판타지 ‘나잇&데이’도 순항 중이다.
여름 내내 쏟아질 할리우드의 물량 공세를 과연 ‘이끼’가 버텨낼 수 있을까. 다음 주말까지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면 롱런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극장가의 판단이다. ‘이끼’가 포스트 월드컵 왕자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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