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병풍' 교통사고 부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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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병풍' 교통사고 부를라

■ 위험한 지하철역 환기구 시청역 등 5곳 교차로 구간 시야방해 극심

  • 승인 2010-07-14 18:21
  • 신문게재 2010-07-15 5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하철 시청역 교차로. 교차로 도로가 꺾어지는 구간 인도에 높이 2m, 가로 6m 크기의 대리석으로 된 환기구가 떡하니 서 있다.

운전자들은 불투명한 대리석 환기구로 인한 시야방해로 이 구간을 지날 때마다 조심조심이다. 보행자들도 횡단보도를 건널 때 왼쪽에서 오는 차량이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앞선다.

특히 이 역은 엘리베이터도 불투명한 대리석으로 돼 있어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대전지역 지하철 역 교차로에 설치된 대리석 환기구가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본보가 대전도시철도 22개역을 조사한 결과, 환기구 3개와 엘리베이터 3대가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교차로의 위험구간에 불투명한 대리석으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별로는 시청역이 환기구 2개, 엘리베이터 1대를 비롯해 탄방역 환기구 1개, 신흥역에 환기구 1개, 중앙로역에 엘리베이터 1대, 월평역에 엘리베이터 1대가 대리석으로 돼 있어 교통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운전자와 시민들은 불투명 환기구와 엘리베이터의 교체를 호소하고 있다.

운전자 김모(38ㆍ서구 갈마동)씨는 “불투명하고 크기가 큰 대리석 환기구와 엘리베이터가 교차로에 설치돼 우측에서 오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시민 박모(44ㆍ서구 탄방동)씨도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대리석 환기구 때문에 차가 오는지 보이지 않아 갑자기 차가 올 때는 깜짝 놀랄 때도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역 환기구를 조성할 때 주변상가의 영업권 침해 등을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교통사고 우려와 관련된 조사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지하철역 환기구는 대리석이 유리보다 조금 많고 엘리베이터는 유리가 많다. 대전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대전지하철역 환기구 160개중 대리석이 83개, 유리가 77개로 집계됐다. 또, 지상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35대 중 유리가 23대, 대리석이 12대다.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역 환기구를 설치할 때 주변상가를 고려해 설치했고 방해되지 않는 곳은 대리석으로 만들었다”며 “예산과 안전상의 문제로 무조건 대리석 환기구를 유리로 교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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