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맞은 대학가 불법다단계 활개

고수익·취업 미끼 강매 피해 '주의보'… 학교 예방홍보 불구 매년 되풀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대학선배의 말을 믿고 따라나선 지역대생 A씨. 투자를 해야 큰 돈을 벌 수 있다기에 학자금 대출과 집에서 보내온 방값까지 10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한 돈을 고스란히 날렸고 그제야 다단계 판매업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가 가입한 업체는 미등록 다단계 업체로 투자한 돈을 되찾을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여름방학을 맞은 지역 대학가에 불법 피라미드와 다단계 판매원 유인과 관련한 주의보가 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불법 다단계 판매로 인한 대학생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학 등에 피해예방요령 등을 홍보하고 있지만, 방학 때면 고질적인 병처럼 피해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지역 대학들은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성인인 대학생의 다단계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 권고사항에 그칠 뿐이다.

지역 대학들이 밝힌 불법 다단계의 대표 특징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미끼로 한 회원 모집을 비롯해 취업 등의 명목으로 회원 가입을 유도해 강제로 물건을 사게 하는 경우.

또 시중의 동종 상품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반품 및 환불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교육이나 합숙을 강요하는 경우다.

불법 다단계 피해를 예방하려면 우선으로 불법 다단계 특징이 있는 업체의 회원 가입을 거부해야 한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또 본의 아니게 불법 다단계 판매조직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본인의 상환능력을 초과해 학자금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로 상품을 사들이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불법 다단계 피해 사례가 끊이질 않는 데는 경제위기로 취업과 아르바이트가 힘들어지면서 학생들이 쉽게 유혹에 넘어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대학생은 성인으로 강제적으로 다단계 판매를 금지할 수도 없어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 피해액이 적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 김영수 사무국장은 “대학생은 수업이 일정치 않아 불법 다단계 예방 교육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며 “접수되는 피해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본질적인 해결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희 기자 kugu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