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의 반은 성취한 것”, “모든 것을 버리고 히말라야로 떠나라”는 티베트의 성자 밀라레빠(Milarepa, 1052~1135)의 말에 홀린 것처럼 히말라야를 찾았다는 저자는 히말라야의 자연, 사람, 꽃, 동물 등을 담아냈다.
하루하루 일기를 써내려가듯, 바로 옆에 앉은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트레킹을 떠날 때의 마음가짐, 홀로 걷는 트레킹을 통해 명상하는 법, 히말라야에서 만난 대자연의 장관, 트레킹 기간 중 만났던 사람들을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필치로 섬세하게 그려 놓았다.
이에 읽어가는 재미를 만끽하면서 그 여정을 따라가기만 해도 마치 히말라야의 품에 안긴 듯, 그 성스러운 영혼의 고향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저자는 히말라야 쿰부 트레킹을 통해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여기에서 나는 에고다. 불교식 표현으로 금강경에서 그토록 자주 언급하고 있는 아성(俄相)이다.
“참된 여행을 통해 나라는 틀 속에 갇혀 아옹다옹하며 돈, 명성, 권력, 인기, 소유 등을 끊임없이 확장해 오려고 애썼던 자기의 에고와 아상을 겸손히 비우고 내려놓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불광출판사/지은이 법상 스님/328쪽/1만5800원
이 책은 기행문이긴 하지만 여행지의 풍경이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일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느 기행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불교 신화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을 의식적으로 찾아간 여행이기에 무엇보다 붓다와 관련된 신화를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저자는 붓다가 힌두교 유지의 신인 비슈누의 아홉 번째 화신이라고 믿는 힌두교 신자들 이야기와 어마어마하게 먼 과거의 부처님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불교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놓는다. 저자의 인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배낭여행이자 가장 긴 여행이었던 2001년 여행을 비롯해 2008년과 2009년에 계속 이어진 세 차례의 여행을 통해 붓다의 신화가 깃들인 주요 성지들을 둘러봤다. 그럼에도 글의 흐름은 여행지를 찾은 시간순을 따르지 않았으며 그 대신 탄생과 성장, 출가와 고행, 전법과 시련, 열반으로 이어진 붓다의 발자취를 여덟개 장(章)으로 재구성했다.
북하우스 퍼믈리셔스/지은이 차창룡/303쪽/1만5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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