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홍규 변호사·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
그러나, 대전시는 오·폐수처리시설을 확충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등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3대 하천의 수질을 2급수 이상으로 회복했다. 3대 하천으로 물고기와 철새가 다시 찾아왔다. 뿐만 아니라, 천변에 자전거도로, 산책로, 스포츠·레저공간 등을 만들고, 유채꽃을 심었다. 조명과 분수대가 설치된 갑천의 '엑스포 다리'는 상징적 경관 명소가 되고 있다.
개발시대의 상징인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가 철거된 자리에 새로이 단장되고 있는 목척교 역시 새로운 경관 명소가 될 것이다. 목척교 수변지역에 설치된 무대에서 수시로 열리는 공연은 모여드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계획대로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 머지않아 3대 하천이 사계절 깨끗하고 넉넉한 수량이 유지되는 자연생태하천으로 복원되고, 그 수변지역에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습초지와 야생 화초지, 생태관찰로, 이벤트광장, 체육시설 등이 설치되면 과거처럼 물과 물고기, 새, 수풀, 꽃, 사람 등이 어우러진 생명의 물줄기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대전은 3대 하천을 생태복원 및 수변지역(waterfront) 개발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명품공간으로 개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적극 활용하는 구상을 해야한다. 3대 하천은 대전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그저 바라보는 자연이 아닌 그것을 통해 도시를 살리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변지역 개발 등 하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외국의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Bilbao)시는 도심하천을 정화하고, 경관 교량을 설치하고, 수변공간에 구겐하임미술관 분관을 유치해 유럽최고의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일본 야나가와(柳川)시는 한때 방치돼 악취를 내뿜던 수로를 정비해 나룻배를 드나들도록 만들고, 수변지역에 일본식 전통가옥들을 보존하고, 수시로 축제를 열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관광 명소로 탄생했다. 옛 물길을 복원하고, 하천에 보행자 전용공간을 만들고, 수변지역에 음식점, 카페, 문화시설 등을 유치하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하천을 통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지역특산품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 외국의 예를 우리는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3대 하천의 유수량이 많지 않다고 핑계만 댈 이유가 없다. 라버댐을 하류지역으로 이전함으로써 호수공간이 넓어졌다. 대청호 물을 끌어들여 대전천의 유수량을 확보할 방법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넓은 수변공간을 홍수기에 유수로로만 사용되도록 방치할 이유가 없다. 거기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로 모두 연결한다면 150만 시민 모두에게 얼마나 큰 휴식, 운동의 공간이 될 것인가. 주변에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도 변명일 뿐이다. 함께 연계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또 다른 대전의 큰 자산, '엑스포과학공원', '둔산대공원'이 있지 않은가.
인도인들이 갠지스를 '어머니의 강'이라 부르듯이, 도시인에게 강과 하천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것이다. 대전을 잉태하고 있는 어머니의 품, 3대 하천과 수변지역을 생태하천과 자연친화적 친수공간으로 만들어, 그것을 통해 대전이 활력있는 명품도시로 비상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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