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선 충청지방통계청장 |
올해 여성주간(7월 1~7일)을 맞아 충청지방통계청은 사회 각 분야의 변화상과 충청지역 여성의 삶을 짚어보며 여성관련 통계자료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여덟 번째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작성, 공표했다.
과거 우리나라 여성의 삶은 어두웠던 시대와 더불어 질곡(桎梏)의 세월을 함께 겪었지만 이제는 교육기회의 증가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 사회적 지위나 권위가 신장됐다. 남자들의 성역으로만 여겨졌던 교육계, 법조계, 의료계, 정치권에서 남성못지 않은 전문성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맹활약을 하는 전문직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맹위를 떨치고 있음은 사뭇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사회통념상 가졌던 결혼이나 이혼, 사회생활 등에 대한 사고가 경제적 독립이 가능해지면서부터 여성들의 가치관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싱글족(2010년 20.25%, 장래추계가구자료 인용)들의 증가는 변화된 모습 중 대표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풍속도에 따라 요즘은 혼기가 꽉찬 미혼남녀들이 그야말로 결혼전쟁을 치르는 시대다.
이러한 여성들의 결혼관에 대한 변화는 남자들이 또래 여성에서 신붓감을 구하지 못하고 세대가 다른 연령대에서 신붓감을 구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반쪽을 찾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2008년) 사회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는데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 여성전체 인구의 38.8%, 20~30대는 66.0%가, 50대이상 42.7%가 '상관없다'고 응답했다.
외국인 등록가구도 2009년에는 87만여 가구로 10년전인 1999년보다 66만 3000여가구가 늘어나며 본격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국내에 정착한 외국인들은 우리 고유문화에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일부 귀화한 경우는 새로운 성씨의 시조가 되며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있다.
다문화가정 비율이 증가하면서 과거보다 주변에서 다문화가정을 쉽게 만나고 정부도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하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관련 정책 대부분이 이주민이나 새터민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수혜대상으로 인식해 온 점이 없지 않다. 앞으로는 더 큰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사회구성원들의 노력에도 국내에서 십수년을 살아온 많은 외국인들이 아직도 자신이 늘 '손님' 같은 느낌으로 살고 있다면 어떨까.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의 빠른 정착을 위해 한글이나 문화교육서비스가 더 많아져야 한다. 또 다문화가족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통계를 보고 아직도 다문화가정이나 그 자녀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일부단체에서 국제결혼가정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해소를 위해 국제결혼가정대신 '다문화가정'이라든지 2세를 '다문화가족 2세'라고 용어들을 바꾼 것은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2009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국은 물론 우리 충청지역도 외국인 남편 국적으로 중국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국적별 구성비율이 대전 30.6%, 충북 39.1%, 충남 44.6%로 나타났다. 충청지역의 외국인 남편과의 혼인건수 비율은 전국 혼인건수의 5.1%다. 외국인 처인 경우는 대전은 베트남(41.8%), 중국(35.6%)순으로 많았고 충북과 충남은 중국, 베트남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문화가정은 문화적 이질감이나 정서가 다른데서 오는 갈등이 아직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의 친숙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는 다문화가정과 그 가족들에게 사회 전체문제로 인식하고 같이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동시대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공동체로 정부의 제도적 장치마련과 편견 없는 따뜻한 눈과 열린 가슴으로 대한민국이 그들과 함께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사회통합을 이뤄가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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