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과 초조로 선수들의 투혼을 지켜보며 성원을 보냈고, 동점골이 터질 때는 모두가 일어서서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공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올 때 탄식소리가 터져 나왔고,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어리둥절하며 분한 감정을 삭여야 했다. 경기가 종료되는 호루라기 소리에 빗속의 그라운드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삼키는 선수들을 보면서 월드컵사상 원정경기에서 첫 번째로 16강에 오른 대표팀에게 우리국민은 격려와 사랑을 보내며 축하했다.
월드컵에서 승자와 패자가 있듯이 6·2지방선거에서도 당선자와 낙선자가 있다. 당선인은 주변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며 약속한 공약을 어떻게 실천할까? 준비하며 더욱 바빠져야 하고, 낙선인은 좌절하거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며 대인기피를 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열심히 싸워서 최선을 다했다면 다음 월드컵에서 8강을 기약하듯이 지방자치나 교육자치의 한 차원 높은 선진민주자치를 위해 당선자든 낙선자든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며 감싸는 선거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싸울 때는 태클도 걸고, 반칙도 하면서 이기려고 한다. 넘어진 상대를 짓밟는 파울은 퇴장당해야 마땅하지만,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의 핸드볼파울은 우루과이를 4강에 올려놓는 신의 손이 되었고, 세계의 축구팬들은 운명을 갈라놓은 결정적 핸드볼 파울에 관대했다. 그리고 운동경기가 끝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결과에 승복하며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큰 추억으로 간직하려 한다.
남아공 월드컵이 잔잔한 희망과 감동으로 자리하듯이 6·2지방선거의 후유증을 최소화 하자. 부도덕이니, 전과자니, 사전선거니, 관권선거니 하며 태클도 걸 수 있겠지만 수아레스의 핸드볼 파울에 관대 하듯이, 선거과정에서 일어났던 이의제기는 스스로 철회하는 대범함과 성숙함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선진문화로 만들어가자. 유권자는 더 이상 선거후의 뒤풀이나 패거리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조동호 전 천안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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