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마지막 도읍으로 찬란한 백제문화를 꽃피운 부여(사비)에는 국보 제9호 정림사지5층석탑과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를 비롯해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 부여나성 등 다양한 백제문화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또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 9개지구 19개유산 중 공주지역이 4개지구 6개유산인데 비해 부여는 5개지구 13개지구여서 수적으로도 배 이상 많은 유산들이 잠정목록에 올라있다.
아울러 지난해 고도보존사업 시범지구로 선정된 부여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26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미 100억 원의 예산을 받아 백제의 향기가 살아 숨 쉬는 왕도 부여의 골격을 회복하고 옛길과 물길을 복원하는 사업에 한창이다.
하지만 현재 4명의 인력으로는 230건에 달하는 국가지정 및 도지정문화재 보수 관리도 역부족인데다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5개지구 13개 유산에 대한 정비와 고도보존사업까지 추진해야해 자칫 업무 공백마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직제 또한 문화관광과 내에 문화재계로 편성되어 있어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
부여와 함께 백제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공주시의 경우 부여의 절반이 조금 넘는 141건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문화재관리소가 설치되어 있어 소장 포함 21명의 직원이 문화재관리와 보수, 보호, 사적지운영 등을 맡고 있다.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등 2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달 말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다리고 있는 경주시는 문화재과(21명), 역사도시조성과(15명), 사적공원관리과(56명) 등 3개과에서 세계문화유산과 고도보존, 문화재보호관리 등의 업무를 진행하면서 중앙부처의 예산확보 등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고도보존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역사도시 부여도 문화재 전문 인력확보와 전담부서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국가지정과 시·도지정문화재에 대한 보호와 보수정비 복원업무를 2005년 지방자치단체로 넘겼으나 지자체들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면서 “문화재 보수정비와 보존관리, 주민교육을 위한 전문 인력확보와 함께 이들이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문화재 통합관리와 보존을 위한 전담부서 설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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