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여인 김호연재 양성평등 사회를 꿈꾸다

조선의 여인 김호연재 양성평등 사회를 꿈꾸다

● 문희순 지역여성문화연구소 대표 특강 1681년~1722년 조선 중기 여류시인-호연지기 실현 등 여성군자의 삶 살아

  • 승인 2010-07-05 13:58
  • 신문게재 2010-07-06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문희순 지역여성문화연구소 공동대표가 여성주간을 맞아 지난 1일 대전시청에서 '조선의 선구적 여성지식인, 김호연재'를 제목으로 특강했다. 문희순 대표의 발제문을 요약해 지면에 담는다. <편집자 주>


김호연재는 1681년부터 1722년까지 살다 간 여성으로, 충절과 문장의 명문가 후손으로 태어났다. 호연재는 드높은 충절과 학문적 전통 속에서 자라면서 전통적으로 자존과 긍지를 함양했고 문학적으로 수준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

그러한 의식과 수준의 한 단면이 '호연재 유고'의 한시나 '자경편'의 글쓰기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호연재는 “비록 여자의 몸이라도 부모님이 낳아 길러주신 은혜를 입어 명문가에서 생장하였으니, 어찌 용렬하게 금수의 무리와 더불어 길고 짧은 것을 다툴 수 있겠는가”라고 역설했다.

호연재의 금실 좋은 친정부모는 부부시집 '안동세고'를 남겼다. 화락한 아홉 남매는 '연주록'을 엮었다. 김호연재의 친정 가문인 안동 김씨와 시댁가문인 은진 송씨는 선대부터 밀접한 교유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다. 김호연재는 '지아비가 버린다면, 나 또한 매달리지 않으리'라고 당당하게 말할 정도로 평등한 부부의식을 가졌다. 자존심 강하고 지적 재주가 뛰어났던 조선시대의 여성 지식인인 김호연재는 여성 지성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수많은 번민과 고뇌, 좌절을 겪어야했다. 정은 없으나 의무는 두터운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힘든 일상과 시름은 술과 담배연기에 묻은 호연재는 '금수'가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성정을 연마하고 인덕을 베풀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호연재는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에서 때로는 모순 속에서 싫음과 부당, 분노 등의 감정 자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글쓰기를 통해 승화하고 해소했다.

대전 대덕구 법천과 송촌은 호연재의 혼인 이후 삶의 터전이었다. 법천과 송촌은 대전의 동쪽 해돋이가 시작되는 곳이다. 계족산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산이 깊고 물이 맑은 곳이다.

호연재는 삶 속에서 편지를 많이 썼다. 호연재는 시부모에게는 정성을 다하고 남편에게는 예모를 갖추고 자식에게는 교화가 서고, 종들에게는 상벌이 분명하고 타인에게는 예의염치를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경계하는 글을 썼다. '자경편'은 호연재의 심성론과 수양론을 기록한 철학적 사유의 응축이다.

호연재는 인륜을 밝히고 예의를 지키는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했다. 호연재는 여성교육자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녀는 양성 평등의 합리적 삶을 구현시키고 호연지기의 실현을 꿈꾼 여성군자이기도 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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