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형 위원회가 1 미터를 ‘지구의 북극과 적도까지의 거리의 1천만분의 1로 하자’라고 정의한 후 프랑스 학자들은 지구 일부분을 측량해 전체를 계산하기로 했고, 프랑스 북쪽 국경지역인 됭케르크에서 출발해 파리를 거쳐 바르셀로나까지 이어지는 자오선의 거리를 측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1799년 당시 최고의 과학기술을 동원해 백금으로 된 미터원기를 만들어 길이 기준기를 삼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터는 단순히 새로운 길이 단위의 명칭으로 끝나지 않았다. 길이의 단위인 미터는 길이, 넓이, 부피, 무게 등 다양한 단위들의 기초 역할을 하도록 정해졌다.
각 단위들이 체계적으로 상호 연결되어야 한다는 게 당시 도량형 체계를 논의하던 학자들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넓이의 기본 단위인 아르(are)와 부피의 단위인 리터(L)는 길이의 단위인 1 미터로부터 정해졌다. 아르는 변의 길이가 10 미터인 정사각형의 넓이이고, 리터는 한 변의 길이가 1 미터 정육면체의 부피의 1,000분의 1로 정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질량의 경우는 어땠을까. 오늘날 질량의 기본단위가 킬로그램이었지만 당시에는 그램(g)이었다. 그램의 정의는 물의 밀도와 관련 있다. 밀도는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이다. 즉 부피 때문에 질량은 길이와 관련을 맺게 되는 것이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